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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AI 장착한 CCTV … “아악” 비명 감지, 경찰에 즉각 영상 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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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한화테크윈 판교연구개발센터. 이곳 1층 시큐리티 체험관에선 최신 인공지능(AI)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기술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버스 운전석 모형에 설치된 CCTV. 승객이 버스 기사를 폭행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사는 즉각 계기판 옆에 설치한 적색 버튼을 누른다. 경찰·버스회사의 대형 스크린에 띄운 서울시 지도 위에 해당 버스가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경찰 등이 붉은색을 클릭하면 폭력이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화테크윈 R&D센터서 기술 진화 #폭행·무단투기 등 이상행동도 식별 #사생활 침해 방지 기능도 개발 중 #2년 뒤 33조 시장 … 한국, 추격 나서

#기자가 직접 CCTV 마이크에 대고 "악!"하고 고함을 지르자, 노란색 경고 표시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스크린에 떴다. 유리 깨지는 소리, 총소리 등도 종류별로 감지해 알려준다.
한화테크윈의 김향은 영업 마케팅실 과장은 "인공지능 CCTV는 어린이집·버스·길거리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력 행위뿐만 아니라 환자가 쓰러지는 이상 행동도 실시간으로 보호자·관계기관에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테크윈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CCTV. 이 CCTV는 이상 행동을 포착하면 즉시 스마트폰 등으로 알려줄 수 있다. [사진 한화테크윈]

한화테크윈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CCTV. 이 CCTV는 이상 행동을 포착하면 즉시 스마트폰 등으로 알려줄 수 있다. [사진 한화테크윈]

인공지능 CCTV 기술이 얼굴은 기본이고 평소와 다른 동작과 소리까지 파악해 사물인터넷으로 전송해주는 단계로 진화했다. 범죄자를 찾기 위해 밤새 CCTV 기록을 뒤지는 영화 속 장면도 옛일이 된 것이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나 갑자기 쓰러진 환자가 휴대폰을 꺼내 112·119에 신고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것도 가능해졌다. 현재도 일선 지자체의 쓰레기 무단 투기 적발, 대형 쇼핑몰의 주차장 진·출입 차량 파손 여부 확인 시스템 등에 AI CCTV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전 세계 인공지능 CCTV 시장은 미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도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은 2004년부터 전국에 CCTV 2000만개를 설치하는 '톈왕(天網)'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생활 침해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 사업이지만, 대규모로 수집된 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AI의 지능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회도 이 같은 중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의회는 상무부에 지난 5월 중국 '톈왕' 프로젝트에 퀄컴 반도체 등 미국 정보기술(IT)이 활용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인공지능 CCTV 업계는 중국 하이크비전과 미국 아비질론 등이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의 경우 CCTV 시장 점유율은 3%(지난해 기준)로, 전 세계 5위에 올라 있는 한화테크윈이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신 AI CCTV인 '와이즈넷X 시리즈'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한화테크윈이 직접 개발했다. 노승인 한화테크윈 알고리즘 개발팀장은 "한화는 3년 전부터 CCTV에 적합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더 많은 영상 정보를 학습할수록 더 똑똑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활용 범위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생활 침해 이슈가 늘 따라다니지만, 인공지능 CCTV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독거노인 건강 상태 확인, 고가 제품 도난 방지 시스템 등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야도 더욱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MS 리서치는 지난 2015년 166억9200만 달러(18조6700억원)였던 전 세계 지능형 CCTV 시장은 2020년이면 298억1900만 달러(33조3700억원)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CCTV 업체들도 시장을 더욱 키우기 위해 사생활 침해 방지 기술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노 팀장은 "영상 속 상황을 분석한 데이터만 송출하고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려주는 '마스킹 기능' 등 프라이버시 침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능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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