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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싫어 시작한 ‘생존다이어트’로 맞이한 제2의 인생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상원의 소소리더십(28)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휴가와 방학도 막바지인데 무더위는 아직 한창이다. 무더운 여름에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다양한 이유로 노출의 기회가 많은데 얇은 옷차림으로 감추기 힘든 군살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이유이든 다이어트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 다이어트 후 줄어든 체중을 2년 동안 유지하는 사람이 5%밖에 안 된다는 국내 조사결과도 있을 정도다.

성공하기 힘든 만큼 ‘다이어트 성공비결’은 언제나 많은 사람의 관심사 중 하나이다.

“살고 싶어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고 하는 김수환(37) 씨를 만나 그가 ‘생존다이어트’라 이름 붙인 다이어트의 성공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김 씨는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현재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살고 싶어 시작한 다이어트 성공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책 출간, 방송출연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살고 싶어 시작한 다이어트 성공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책 출간, 방송출연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피트니스센터 9개월 동안 체중 10kg 줄여  

죽을 것 같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고3 때 체중이 100kg 가까울 정도로 뚱뚱했는데 군대에서 15kg 정도 뺐어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더라고요. 업무상 접대를 할 기회가 많아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20대 학생 때와는 다르게 30대 직장인에 살이 찌니까 건강이 급격히 상하더라고요. 지방간, 내장지방, 고지혈증, 위염, 복부비만, 대장용종, 척추 이상 등 검진을 받을 때마다 병이 하나씩 늘어났어요. 정말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2014년 100kg에 육박하는 체중을 자랑하던 시절의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2014년 100kg에 육박하는 체중을 자랑하던 시절의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많은 직장인이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모두 다이어트를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몇 년 동안 1년에 한두 번씩 입원을 반복했어요. 정말 살고 싶어 대안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좀 쉬었어요. 아내도 선뜻 허락해 준 걸 보면 그때 제 상황이 어땠는지 상상이 가시죠?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다른 제약회사로 이직했어요. 마침 앞 건물에 피트니스센터가 있길래 바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당장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강과 체력 모두를 회복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죠.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하셨는데요. 비포애프터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주세요.
2015년 10월 6일부터 2016년 7월 19일까지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보디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체중이 10.4kg(96.8→86.4), 체지방이 11.7kg(24.5→12.8), 체지방률이 10.5%(25.3→14.8) 각각 줄었고 근육은 1kg(40.5→41.5) 늘었습니다.

체지방량 같은 단편적인 숫자가 변한 것 보다 모든 건강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것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으니까 회사 업무에 대한 집중력도 좋아져서 높아진 성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아이들과 지치지 않고 마음껏 놀아줄 수 있게 됐고요.

2017년 성공적인 다이어트 증거를 보디프로필 사진으로 남겨놓은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2017년 성공적인 다이어트 증거를 보디프로필 사진으로 남겨놓은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경험담과 성공비결을 정리해서 『생존다이어트』라는 책도 출간했는데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20대 군인 시절과 30대 직장인 시절에 각각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해 봤는데요, 상황과 방법 등에서 천지 차이였습니다. 30대 이후 직장인은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매우 바빠 운동이나 식단조절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기 무척 힘듭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쉽게 도전하면 실패하기에 십상이지요. 같은 고민을 하는 분과 공유하고 싶어 “20대와 다른 몸”이라는 부제를 달아 『생존다이어트』를 출간했습니다. 3040 직장인에게 딱 맞는 운동법칙을 안내해 주는 책입니다.

2017년 김수환 차장의 다이어트 성공비결을 담아 출간한 책 『생존다이어트』. [사진 이상원]

2017년 김수환 차장의 다이어트 성공비결을 담아 출간한 책 『생존다이어트』. [사진 이상원]

생존다이어트의 가장 중요한 핵심 한 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생존다이어트는 체중을 감량하거나 예쁜 몸을 만드는 기존의 좁은 범위의 다이어트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일생의 각 연령대에서 삶을 충분히 누리기 위한 충분조건을 갖추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절실한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20대는 몸매, 30, 40대는 회사와 가정에서 활동하기 위한 체력, 50대 이상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외모를 위해 유행하는 다이어트에 시간·돈·에너지를 낭비하고 실패를 맛본 뒤 결국 건강만 해치고 자존감만 낮아지는 쓰디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헬스장으로 직행

다이어트 성공 이후 약 2년이 지났는데, 현재도 건강한 몸 잘 유지하고 있나요. 그 비결은.
물론이죠. 과거 뚱뚱하고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거든요. 출근준비를 ‘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운동 후 씻고 나오는 것’으로 생활패턴을 설계한 것이 가장 큰 비결입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머리도 감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헬스장으로 갑니다. 출근 전에 반드시 운동하고 샤워를 할 수밖에 없도록 루틴을 설계했습니다. 운동하지 않으면 출근을 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머리는 감아야 하니까 센터에 들러야 하고, 들르면 단 10분이라도 운동을 하게 되죠. 

다이어트 성공 후 꿈도 바뀌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꿈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다른 동기들처럼 동물병원을 개원하는 대신 사회생활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했을 때는 더 넓은 세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미치며 살고 싶다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건강이 망가지고 나자 꿈에 에너지를 투입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제 책 제목 그대로 ‘생존’이 목표가 되었지요. 생존다이어트로 건강을 회복한 지금은 활동무대를 넓혀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환자가 좋은 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말입니다.

성공적인 다이어트 이후 자신감 넘치게 회사 사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성공적인 다이어트 이후 자신감 넘치게 회사 사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수환 차장. [사진 이상원]

보다 많은 사람이 더 늦기 전에 건강을 위해, ‘생존’을 위해 결심하기 바란다. 만약 결심했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앉았다 일어났다’라도 한 번이라도 하길. 그것이 성공의 작은 시작이 될 것이다.

생존다이어터 김수환이 제안하는
성공적인 다이어트 비법 5가지

1) 나만의 절실한 동기를 찾아 적어라 (동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2)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라 (잠들기 전 운동복을 챙겨라)
3) 진짜 지식을 얻기 위해 공부하라 (인터넷, 블로그의 엉터리 정보를 무시해라)
4)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선언하라 (SNS도 좋다. 물러설 수 없게 질러라)
5) 가장 가까운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하라 (시설·가격보다 거리가 더 중요하다)

이상원 밤비노컴퍼니 대표·『몸이 전부다』 저자 jycy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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