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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국제테마파크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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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민욱 기자 중앙일보 기자
김민욱 내셔널팀 기자

김민욱 내셔널팀 기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은 일본 오사카(大阪)시에는 ‘효자’다. USJ의 한해 입장객 수는 1460만명(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상당하다. 이미 5년 전 다이와 종합연구소는 USJ로 인한 경제효과가 7952억엔(약 8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USJ는 공업도시 오사카를 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내에도 이런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들어올 뻔한 적이 있다. 경기도와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는 2007년과 2015년 두 차례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의 자금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올 2월 재추진 동력을 얻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의 확대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면서다. 대신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쏙 빼고 ‘화성 국제테마파크’로 명칭을 바꿨다.

23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서철모 화성시장,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경기도청에서 만나 화성 국제테마파크의 성공적 재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제테마파크 예정지인 화성 신외리 땅(420만㎡) 소유주인 수공은 현재 국내외 대기업의 요구 등을 분석하는 마케팅 용역을 진행 중이다. 2021년 착공이 목표다.

화성에 지으려고 하는 국제 테마파크는 사업비만 3조원(추정치)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그만큼 참여 기업을 찾기도 힘들고, 설사 누군가 뛰어든다 해도 사업이 진척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에 경기도 등은 참여 기업이 신외리 땅 일부(10% 미만)에 공동주택 등을 지어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성을 맞춰주기 위해서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첫 삽’을 뜨겠다는 각오다.

화성 테마파크가 성공하려면 도지사와 시장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성공한다면 경기 남부에 이만한 일자리 창출 사업이 없다. 앞서 테마파크를 유치한 국가들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부지 저가공급(임대)부터 세금 감면, 우대금리 제공, 철도 연장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세계인들을 유혹하는 놀이공원으로 자리 잡도록 도왔다.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테마파크 하나쯤은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치 전망도, 성공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웃 중국과 일본을 제쳐 놓고 화성을 찾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2016년 6월 상하이에 디즈니랜드가 개장했다. 2020년 베이징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문 연다. 중국과 일본의 시설을 뛰어넘는 비전과 아이디어가 없다면 또 좌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민욱 내셔널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