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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설정 스님 “절대 ‘그런 일’은 없다”…총무원장 사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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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후 신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후 신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은처자 의혹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며 사퇴 의사를 21일 밝혔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융살림의 전통이 무너진 한국 불교이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제 산중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즉각 퇴진한다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기자회견 후 조계사를 떠남으로써 총무원장직을 내려놓은 셈이다.

21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퇴진 의사를 밝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대웅전에서 마지막 삼배를 마치고 조계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퇴진 의사를 밝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대웅전에서 마지막 삼배를 마치고 조계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설정 스님은 “저는 분명히 이 자리에서 다시 말한다”며 “‘그런 일’이 있다고 한다면 여기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또 어느 신자가 ‘유전자 검사 확인 결과 친자로 확인됐다’고 어느 방송에서 그랬다”며 “대체 그게 뭔 짓입니까”이라고 되물으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재차 부인했다.

이어 설정 스님은 종단의 세속화와 뿌리깊은 병폐를 개혁하겠다는 마음으로 총무원장직을 수락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특정세력이 그 전부터 자신을 내몰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설정 스님은 “총무원장으로서 1994년 개혁을 통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싶었으나 종단을 소수 정치권승들이 철저하게 붕괴시키고 있다”며 “사부대중이 주인이 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 종도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불교의 위대한 진리를 스스로 수용하고 국민에게 나눠줘서 희망과 용기와 기쁨을 줄 수 있는 종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나를 내세우고 불교를 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내 자리와 먹거리를 내려놓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불교개혁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뒤 마지막 삼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뒤 마지막 삼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1일 임기 4년의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했다.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 등을 받았지만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측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사과했으나, 은처자 의혹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MBC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다루면서 논란은 확대됐고, 40일 넘게 단식을 한 설조 스님과 재야불교단체 등의 퇴진 요구가 이어졌다.

설정 스님은 곧바로 수덕사로 내려갈 예정이다. 설정 스님의 퇴진은 총무원장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대신하게 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후 대웅전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힌 후 대웅전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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