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받는 여자의 삶 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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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끼라도 손놓으면 모두들 기진맥진/남편은 더러운 와이셔츠 맨발로 출근/집안엔 먼지 가득 방안은 아수라장/부엌에선 쥐들이 올림픽 여네…」(가요. 『개똥벌레』 가사 바꿔 부르기).
가정주부들은 가정주부대로, 근로여성들은 근로여성대로 집안일·공장일에 시달리면서도 주체적 삶대신 남자의 부속물적인 삶을 강요받고 있는 현실을 풍자한 여성노래 한마당이 25∼30일 오후4시·7시30분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펼쳐진다.
제1부 노래극 『쥐어짜고도 모자라 노리갯감으로』는 현재 우리사회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반여성적인 상황들을 노래로 엮어 풍자한 것.
첫째마당인 「노동자마당」에서는 잠 쫓는 약을 먹어가면서 야간작업을 해받은 월급으로 값비싼『 가정요리백과』를 사들이는가하면 잠쫓는다는 미명하에 공장장의 요구에 따라 디스코를 추어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슬라이드로 진행되는 둘째마당에는 매춘부의 삶이, 세째마당인 주부마당에서는 직장생활을 끝내고 결혼한후 남편의 종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이 표출된다.
제2부는 노래공연 『새날을 여는 여성』으로 모두 다섯마당으로 구성돼있는데, 삶의 현장에서 우러나오는 여성의 다양한 감정·갈등·의지 등을 영상과 함께 선후창·돌림노래·합창 등으로 소개한다.
여성 노래한마당의 수익금은 여성노동복지회관 건립기금으로 쓰여지는데,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0월말 기금마련을 위한 1차공연으로 연극 『껍데기를 벗고서』를 공연한바 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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