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풍기'서 전자파 검출…"어린이 백혈병 발병 위험 수치보다 높아"

중앙일보

입력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손선풍기와 전자파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일명 '손풍기'라 불리는 휴대용 선풍기에서 강력한 전자파가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 시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2개의 제품에서 기준치를 훌쩍 넘는 전자파가 검출됐다고 20일 밝혔다.

전자파가 검출된 12개의 제품은 모두 바람개비가 있는 모델이었으며,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은 손 선풍기는 바람개비가 없는 모델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람개비가 있는 모델의 팬 부분 전자파세기(12종 평균)는 647mG(밀리가우스)로 어린이 백혈병 발병을 높이는 3~4mG의 수백배였다. 5개 제품은 정부의 열적기준인 833mG보다도 전자파가 높게 나왔다.

센터는 "모든 주파수대의 전자파는 인체발암 관련성이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휴대폰이나 방송국 등에서 발생하는 통신주파수대와 고압송전선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각종 전기제품의 극저주파도 인체 발암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 선풍기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25㎝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센터는 "손선풍기로부터 25㎝ 이상 떨어져야 모든 제품에서 전자파 세기가 1mG 이하로 낮아졌다"며 "어린아이의 경우 손선풍기를 든 팔을 쭉 펴서 사용하는 거리이며, 어른은 약간 구부리고 사용하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와 임산부들에게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며 "꼭 써야 한다면 25㎝ 이상 떨어뜨려 사용하고 사용시간과 횟수를 줄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