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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쌍천만의 비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97호 04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이 전편에 이어 다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놀라운 기록을 지난 14일 세웠습니다. 애초부터 2편까지 염두에 두고 만든 두둑한 뱃심이 ‘신의 한 수’였던 셈입니다. 그 뚝심은 어디서 나온 걸까. 원동연 제작자의 말 중에 힌트가 있습니다. “제가 영화를 제작하는 가장 큰 목적은 동시대 사람들이 단 2시간이라도 영화를 보며 위로받는 것입니다. 저 역시 원작 웹툰 ‘신과 함께’를 보고 큰 위로를 받았거든요. 주인공이 평범한 소시민이잖아요. 이승에서는 존재감 없이 살았는데 저승에선 진심으로 변호해주는 이가 있잖아요. 고마운 얘기죠.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힘이 될 거라고 본능적으로 느꼈죠.”

망자들을 대변하는 저승차사들은 물론이고, 이번 작품에 나오는 성주신은 저승의 명령도 어기고 이승에서 한 가족을 보호하죠. 험악한 인상과 우람한 체구의 성주신이 사회적 약자인 할아버지와 어린이를 기를 쓰고 보호하려는 모습은 모순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은연중 ‘우리집에도 저런 성주신이 계셨으면’ 하는 소망과 함께.

그런데 누군가 어디선가 나를 계속 지켜보고 보호해주고 있다면, 우선 내가 그렇게 보호를 받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겠죠?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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