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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남북 공동입장 기수는 '남녀북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대한민국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와 북한여자아이스하키 황충금 선수. 남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공동입장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13년 만이다.2018.2.9/뉴스1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대한민국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와 북한여자아이스하키 황충금 선수. 남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공동입장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13년 만이다.2018.2.9/뉴스1

이번엔 '남녀북남(南女北男)' 차례다.

18일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남과 북이 공동입장한다. 남북 선수단은 남측 100명, 북측 100명 등 200명이 '코리아(KOREA)’라는 이름으로 주 경기장인 겔로라 붕 카르노 트랙에서 행진한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대오를 이끌 기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남과 북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0번의 국제대회에서 공동입장을 진행했다. 한쪽이 여성 기수를 택하면 다른 한쪽은 남성 기수를 세웠고, 대회 때마다 성별을 맞바꿨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선 남측 원윤종(봅슬레이)과 북측 황충금(아이스하키)이 기수로 나섰다. 평창 올림픽 때는 남북이 단일팀, 공동입장 등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남녀 선수 1명씩을 기수로 내세운다"는 것을 미리 결정했다.

평창에서 '남남북녀(南男北女)'였기 때문에 11번째 공동입장이 될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남녀북남'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 역대 남북 공동입장 기수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황충금(23)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우리나라 원윤종(33·강원도청)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그래픽] 역대 남북 공동입장 기수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황충금(23)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우리나라 원윤종(33·강원도청)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남측은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여자농구 단일팀 임영희(37·1m76㎝)를 기수로 뽑았다. 하지만 아직 북측 기수가 정해지지 않았다. 자카르타에서 남북 체육 당국자들이 만나 공동기수를 포함한 공동입장 의제를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기수는 대부분 개회식 직전에 공개됐다. 임영희가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측 남자 기수 역시 단일팀에서 뽑힐 가능성이 있다. 관례를 깨고 여자 기수 둘이 한반도기를 들 수도 있다.

기수는 선수단의 대표로 상징성을 지닌다. 다른 나라들도 신중하게 기수를 선택한다.

이번 대회 최다인 845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중국은 리우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자오솨이를 기수로 선정했다. 자오솨이는 리우 올림픽 남자태권도 58㎏급에서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중국 기수로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주팅, 남자 수영의 쑨양 등이 예상됐지만, 자오솨이로 결정됐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소프트볼의 에이스 우에노 유키코가 나선다.

필리핀은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활약 중인 조던 클락슨을 기수로 내세울 예정이다. 클락슨은 당초 NBA의 방침에 따라 아시안게임 참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까지 나서 NBA를 설득한 끝에 15일 클락슨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전격 성사됐다.

클락슨은 미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보유했다. 2014~15시즌 NBA에 데뷔해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꾸준히 활약 중이다. 2018~19시즌 연봉은 1250만 달러(약 142억 원)에 달한다.

이란은 리우 올림픽 여자태권도 57㎏급 동메달리스트 키미아 알리자데를 이번 대회 기수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하지만 알리자데가 대회를 눈앞에 두고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여자사격 엘라헤 아흐마디가 대신 나서게 됐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남녀차별이 심한 나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국제대회에선 여자 선수가 기수로 나선 적이 많았다. 리우 올림픽에선 여자양궁의 자흐라 네마티를 기수로 선정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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