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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진해<고대 혜화병원 내과과장> 속쓰리고 헛배 부르면 정밀검사 받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가정주부인 박여사(46)는 6개월전부터 식사후에 가끔 속이 쓰리고 헛배가 부른 것같은 느낌이 자주 있었다. 처음에는 음식을 잘못 먹었거니 하고 무관심하게 지났으나 요즈음 들어 좀 심해져서 평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친척의사에게 들렀더니 갱년기가 오는데서 생기는 증상같다고 해서 약을 조금 복용한 적이있다.
사실 요사이 신경이 날카로와지고 가끔 얼굴에 열이 나는 것같이 화끈화끈한 것이 어느책에서 본 것같이 갱년기의 초기증상이려니 하고 본인은 생각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더욱 자주 소화가 안되고 속이 답답하여 걱정을 하다가 정밀검사를 받아보아야겠다고 생각되어 병원을 찾아왔다.
박 여사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되는 것같으며 가끔 공복에 속이 쓰린 증상은 우선 어떤 병변이 있거나 기능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후에 윗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되거나 통증이 오는 경우로는 위염·위궤양·위암·위기능이상·담석증·췌장염등 위의 질환과 위를 중심으로한 여러 장기의 질환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가 있으나 박여사처럼 명치가 거북하고 속이 쓰리게 느끼는 경우는 위주위의 병보다는 위자체에 어떤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와 식사사이 또는 오전 1∼2시에 속이 쓰리다거나 속이 거북하게 느끼는 경우는 위염·위궤양·위암·12지장염·12지장궤양등 위나 12지장에 이상이 있을때 공통적으로 오는 증상이다.
실제적으로는 외형적인 변화가 없이도 위산분비가 많다든지, 기능항진이 있을 때도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수 있다.
이처럼 위의 증세에는 애매모호한 점이 있기때문에 증세만으로 어떤 병이라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근래에는 외X선사진·외내시경등 검사법이 발달하여 간단히 확진을 할수 있다.
박여사의 경우는 위X선 검사와 위내시경검사를 통한 조직검사에서 위암으로 확진되어 수술을 시행한 결과 조기위암으로 판명되었다.
우리가 항상 겁내고 무서워하는 위암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진행정도에 따라서 대체로 진행위암과 조기위암으로 구분한다.
위는 몇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암세포가 가장 표층에 있는 점막이나 점막의 바로 밑층에만 침범된 경우를 조기위암이라고 한다. 조기위암은 진행위암에 비해 예후가 좋아 수술하는 경우 90∼95% 정도의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외국의 경우 조기위암을 발견하기 위해 검진차가 동네마다 다니면서 집단검진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 아무 증세가 없어도 1년마다 위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위암의 증세가 명확하지 않고 때에 따라 특별한 증세가 없기 때문에 암이 많이 지행된 경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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