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정권 보복 두려워 종군기자들 왜곡보도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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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라크전 당시 대다수 기자들이 진실 보도를 외면한 채 이라크 정보 관리들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

종군기자로 이라크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뉴욕 타임스의 존 F 번스 기자가 자신의 책을 통해 종군기자들의 '직무유기'를 비난했다고 미 언론 주간지 '에디터&퍼블리셔'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임베디드:이라크 전쟁에서의 언론'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번스는 "테러 및 전체주의 국가와 그들의 행동 방식은 꼭 보도돼야만 하는 핵심적 진실"이라고 전제한 뒤 "바그다드에 모여든 절대 다수의 특파원들은 이곳이 그런 악과 무관한 곳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말했다.

번스는 또 "기자들이 자신들의 감시인들과 테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이라크 정보 기관 책임자를 식사에 초대하고 그 가족들에게 고가의 휴대전화를 바쳤으며 수천달러의 뇌물을 먹였다"고 털어놓았다.

번스는 심지어 "어떤 특파원은 자신이 이라크에 해가 안되는 기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가 쓴 기사와 다른 기자들의 기사를 인쇄해 이라크 정보 당국에 비교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번스는 그러나 자신은 후세인 집권시 자행된 테러 기사를 쓴 '죄'로 다른 어떤 기자들보다 엄격한 감시와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자기를 담당한 이라크 정보 당국 감시인이 자기를 대단히 불쾌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몰아붙이며 장비와 돈까지 훔쳐갔다고 말했다.

번스는 "바그다드에는 '절대 악' 같은 것이 존재했지만 기자들이 그것을 합리화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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