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가족 김장값 8만원선|채소 흉작으로 작년보다 20% 더 들어|배추·무우값 배가까이…고추·참깨만 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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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해의 김장비용은 5인가족 기준 지난해보다 20%내외 늘어난 7만5천∼9만원선을 잡아야할 것 같다.
9월이래 계속된 가뭄으로 무우·배추등의 상품질이 떨어지고 출하의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는데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벌써 지난주 중간부터 관련재료들이 급등세를 나타내 김장수요가 집중되는 20일이후 내달초의 시장사정을 예측할수 없다는게 관련상인들의 얘기다.
뿐만아니라 물가오름세에 편승, 기본거래단위가 커지고 「올려부르기」가 일상화하여 주부들이 느끼는 「피부물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고추값이 작년보다 싼 것을 제외하고는 무엇하나 오르지않은게 없다는 것.
11일 현재 경동시장 시세를 보자. 결구상태가 좋은▲통배추가 최근 3, 4일새 거의 배로 올라 포기당 이미 1천원선(최고 1천2백원)을 넘어섰으며▲무우도 큰 것이 개당 3백∼5백원으로 얼마전까지 1백50∼3백원 하던데 비하면 크게 올랐다.
지난해 한단에 4백∼5백원이면 사던 알타리무우값도 요즘은 7백∼8백원선.
물론▲근당 1천8백∼2천원을 주면 좋은 것을 살수 있는 고추값은 지난해(2천5백∼3천5백원)에 비해 많이 내려있지만▲접당 3천∼5천원하던 마늘값은 올해 9천∼1만2천원으로 올랐다.
젓갈값도 많이 쓰는▲새우·멸치젓이 3·5㎏정도 통당 8천∼1만2천원, 4천∼6천원선으로 작년보다 2천∼3천원씩 오른것을 비롯, 각종 다른 젓갈과 ▲생새우·굴·골뚜기등 생물가격도 지난해보다 높다.
다만 ▲참깨가 되당 3천5백원내외로 작년가격의 거의 절반시세며 ▲파·미나리·갓·생강등 기타 부재료값이 별로 오르지 않아 다행이라면 다행.
가뭄·추위등에 따른 기본적인 수급사정변화뿐아니라 한창수요기의 심리적 영향까지 변수가 되고있는 요즘의 김장시장동향은 한국물가협회의 자료를 통해서도 농림수산부의 발표와는 거리가 있음을 볼수있다.
물가전문조사기관인 동협회가 지난 10일 시세를 기준으로 올해의 김장비용(5인가족)을 산출한 바로는 배추 30포기·무우 20개등을 기본으로 할 경우 소요예상액은 8만4천8백50원으로 지난해(11월19일시세기준) 6만9천50원에 비해 22·9%가 더 들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신내동의 주부 김용희씨(43)는 가족들(5인)이 김치를 많이먹는 편이 아니라 배추김치·동치미·총각김치등을 지난해 양보다 줄여 이달말께 김장을 할 예정. 그러나 배추 중간크기(7백원정도) 40포기, 무우 4O개 정도로 지난해보다 각각 10개씩을 줄여 예산을 잡았는데도 소요 예상액이 8만4천6백원으로 작년의 6만6천6백원보다 27%나 더들것 같다고 걱정이다.
이 비용에는 앞서 한가마 사둔 소금값(50㎏들이 7천원)과 다른 설탕·조미료등을 포함하지 않은 것인데도 작년의 배인 배추값·알타리무우·꼴뚜기·젓갈등의 오른 폭이 반영된 때문이라고. 이같은 사정은 서울 도곡동 진달래아파트에 사는 5인가족을 둔 주부 박경옥씨(39)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씨는 지난해 포기당 2백원하는 작은 배추 l백포기와 알타리무우 10단을 담가 7만1천5백원을 썼는데 올해는 배추값부터 차이가 커 다른 양을 줄이고 현재 비교적 싼편인 쪽파김치로 대신하여 비용은 작년수준에 묶을 계획이다.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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