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떠나요, 가을 추억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음악에 계절이 있으랴. 그러나 가을에는 왠지 추억어린 노래들이 더욱 가슴을 파고드는 법이다. 사람들은 추억을 얘기하고, 그 추억을 되살려주는 노래를 음미한다. 가을을 맞아 라이브 무대를 준비한 가수들이 제법 많다.

전인권.한영애.임지훈 등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노래에 대한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무대를 지켜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가수의 자존심에 값할 사랑은 이제 팬들의 몫이 될 듯하다. 주 관객층인 30대 이상의 팬들이 얼마나 움직일지 주목된다.

◇9월이 가는 소리

'돌고 돌고 돌고' '사랑한 후에' '행진''세계로 가는 기차'…. 386세대라면 이들 노래의 울림에 대한 공감은 남다르다. 전인권이 '들국화'의 리더로 활약하던 때가 이미 1980년대 중후반, 그러나 거침없는 목소리로 울부짖듯 노래하던 전인권은 여전히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간직한 채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라이브 무대를 가졌던 그가 오는 26, 27일 성균관대 새천년홀(02-3272-2334)에서 또 공연한다. 14년 만에 3집 솔로 앨범 '다시 이제부터'를 내는 등 올해를 음악인생의 '제2 원년'으로 부르는 그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무대다.

이번엔 그가 즐겨 공연하던 장충체육관 등 대형 공연장을 벗어나 8백석 규모의 아담한 홀에서 열리는 데다 '라이브의 왕자'로 불리는 이승환(26일)이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서 특히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말 13년 만에 그룹 부활과 재결합해 '네버엔딩 스토리'로 가요계를 석권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승철은 27일 연세대 대강당(02-337-8474)에서 '황제'라는 타이틀로 단독 공연을 연다. 오후 4시.7시30분.

◇10월이 오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널 사랑하겠어' 등의 노래로 확고한 팬층을 가진 동물원은 10월 3, 4일 양평 용문산 야외공연장(1588-7890)에서 '동물원과 함께 가는 가을 소풍'이라는 타이틀로 공연한다.

제목이나 장소가 말해 주듯이 이번 공연은 주변 경관을 즐기고, 식사와 맥주를 마시는 것까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 '소풍'의 개념이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물론 왕복교통편에 산채비빔밥과 맥주.커피가 포함된 가격이 5만원(개별 출발은 4만5천원)이다. 가족 단위로 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찾아볼 만한 공연이다. 금요일 오후 6.10시, 토요일 오후 6시.

한편 최근 4년 만에 옛 가요를 다시 부른 앨범 '비하인드 타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영애도 10월 2~5일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1544-1555)에서 공연한다.

◇꺼지지 않는 그리움

'사랑의 썰물'을 부른 임지훈(19, 20일) 과 '제가 먼저 사랑할래요'를 부른 강인원(26, 27일)도 정동극장 무대( 02-751-1500)에서 차례로 공연할 예정.

'굿 올드 패션드'란 타이틀 아래 마련된 이번 공연은 오후 10시에 열리며 모든 관객에게는 공연 전 맥주 한캔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 밖에 최근 '가시리' '모모'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등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한 3인조 그룹 '자전거 탄 풍경'도 19~21일 성균관대 새천년홀(02-793-2300)에서 공연한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