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획단 만드나 … 한시적 행정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획단 바람의 진원지는 노무현 정부의 행정개혁 로드맵에서 시작된다. 2003년 정부혁신위원회가 입안한 이 로드맵의 목표는 2006년 말까지 정부 조직을 재설계해 자율적이고 분권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책임 행정체제를 구축하고, 맞춤형 태스크포스(TF)와 팀제 등 수평으로 연결된 조직을 도입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특히 새로운 조직 형태로는 임시 조직이 업무를 중심으로 횡적으로 모였다 흩어지길 반복하며 활동하는 이른바 '매트릭스'조직이 이에 가장 알맞은 형태로 평가됐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시적인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리 늘리기에 시간이 걸리는 정식 직제보다는 기획단이 낫다"고 말했다.

기획단의 원조로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1989년 설립된 남북대화전략기획단,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95년), 세계화추진기획단(95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기획단이 기존의 관계 기관 협의체 성격의 조직보다 업무추진력이 뛰어난 것으로 증명되자 김대중 정부 들어서는 더욱 활발하게 활용됐다. 김대중 정부는 97년 10개 부처에 분산된 수질 개선과 수자원 관리 관련 정책을 총괄 조정하기 위해 준상설 조직인 수질개선기획단(직원 139명)을 7년6개월간 운영한 것을 비롯, 임기 동안 부패방지기획단 등 총 8개의 기획단을 설립.운영했다.

◆ 특별취재팀=홍병기(팀장).김종윤 차장,
김준현.김원배 기자(경제부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