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좌충우돌 코믹영화 '캥거루 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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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캥거루 잭'(원제 Kangaroo Jack)은 '부시맨'의 거울판 같다. 문명을 모르는 부시맨에게 코카 콜라 병이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우스꽝스러운 사건들과는 반대로 '캥거루 잭'은 문명인이 오지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의 좌충우돌식 코믹 액션을 보여준다.

흑인 루이스 푸치(앤소니 앤더슨)와 백인 찰리 카본(제리 오코넬)은 20년 된 인연이 있다. 어린 시절 수영을 못해 빠져 죽을 뻔했던 찰리를 루이스가 구해줬던 것. 마음이 약한 찰리는 생명의 은인인 루이스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어느 날 찰리를 꾀어 TV를 훔치던 루이스는 찰리의 의붓아버지이자 갱 두목인 살 마지오(크리스토퍼 월큰)에게 발각된다. 화가 난 살은 두 사람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다.

호주의 오지에 있는 파트너에게 5만 달러의 돈을 전달하고 오라는 특명을 내린 것. 이제부터 영화는 사고뭉치 두 주인공을 따라가며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한다.

둘은 호주에서 우연히 마주친 캥거루에게 잭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빨간 재킷을 입혀 함께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그 순간 캥거루가 달아나버린다. 5만달러가 든 재킷을 입은 채로. 두 사람은 잭을 찾아 온 사막을 헤매게 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캥거루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했다. 꼬마돼지 베이브나 스튜어트 리틀처럼 표정이 풍부해 친근감이 간다. 힙합 패션에 랩까지 읊조리니 앙증맞기 그지없다. 비행기 추락 장면, 낙타를 타고 캥거루를 추적하는 장면 등은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오랜 만에 나온 가족 영화다.

전체 관람가. 감독은 '코요테 어글리'의 데이비드 맥널리. 26일 개봉.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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