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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오염 문제 법적공방 가나…환경단체 "갑질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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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지난 5일 환경단체 간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7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에서 환경단체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구=백경서 기자

경북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지난 5일 환경단체 간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7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에서 환경단체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구=백경서 기자

"영풍그룹의 갑질 소송을 적극 환영한다!"

석포제련소, 환경단체 간부 고소 예정 #명예 훼손·허위사실 유포 혐의 #환경단체 "소송 환영…명백히 밝혀야"

7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지역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영풍석포제련소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환경단체를 소송으로 겁박하는 영풍그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환경운동가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적 꼼수"라고 주장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침전조. 지난달 26일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침전조에서 굳은 침전물을 유화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비소를 흡입해 사망했다. 백경서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 침전조. 지난달 26일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침전조에서 굳은 침전물을 유화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비소를 흡입해 사망했다. 백경서 기자

정수근 영풍석포제련소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이라는 오지에 있었던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는 70년 공장가동 후부터 48년간 숨겨져 왔다"며 "낙동강 오염문제를 끄집어냈더니 허위사실 유포가 됐다"고 말했다.

이른 오전 석포제련소 공장. [사진 영풍석포제련소 공동대책위원회]

이른 오전 석포제련소 공장. [사진 영풍석포제련소 공동대책위원회]

그러면서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낮과 밤이 천양지차로, 낮에는 미미한 연기지만 밤만 되면 일제히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증언과 증거사진은 차고 넘치기에 허위사실이 아니다"며 새벽에 검은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을 공개했다.

추가로 지난 4월 토양오염 검사 결과도 공개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앞 하천에서 토양을 떠서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카드뮴 수치가 1790㎎/㎏였다. 이는 우리나라 토양환경보전법의 하천 지역 토양오염 우려 기준인 10㎎/㎏의 179배다. 신기선 봉화군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검사 결과만 봐도 석포제련소에서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중금속이 배출된다는 말이 허위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5일 석포제련소 측이 환경단체 간부 A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A씨는 언론 등에 그동안 "석포제련소에서 밤에 몰래 매연을 내뿜고,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중금속을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석포제련소 측은 환경단체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석포제련소가 한밤중에 유해가스를 의도적으로 대량 배출하는 범죄행위를 한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는데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라며 " 이는 회사와 그 종사자들의 신뢰도와 명예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환경단체들와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환경 오염문제로 계속 대립해 왔다. 이번 소송전의 경우 최근 있었던 석포제련소 공장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단체가 "못 믿겠다"며 임의로 공장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석포제련소 주민갈등. [중앙포토]

석포제련소 주민갈등. [중앙포토]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지난 7월 초청 대상이 정해진 공장개방 행사에 지역단체와 환경단체가 무단으로 들어와 자신들의 선전장으로 활용하고 행사를 교묘히 방해하는 온갖 일탈 행위가 벌어져도 참았다"며 "그런데 이후에도 공장 개방을 두고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되니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석포제련소 측은 A씨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이번 주 내로 고소할 방침이다.

영풍그룹이 운영하는 영풍석포제련소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있다. 그동안 1300만명의 식수원인 낙동강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환경단체는 공장 폐쇄를 주장해 왔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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