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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의 영춘권, 여자도 할 수 있는 무술이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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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인생환승샷(46) 나의 행운은 '영춘권'을 만난 것!, 신경옥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tvN 프로그램 &#39;영어사춘기&#39;에서 영춘권 배우러 왔었다. 수련 후 출연진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나는 오른쪽 앞줄 두번째에 있고 개그맨 지상렬, 가수 휘성, 모델 한현민이 있다. [사진 신경옥]

tvN 프로그램 &#39;영어사춘기&#39;에서 영춘권 배우러 왔었다. 수련 후 출연진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나는 오른쪽 앞줄 두번째에 있고 개그맨 지상렬, 가수 휘성, 모델 한현민이 있다. [사진 신경옥]

초록이 빛을 발하는 경의선 숲길을 걸어서 영춘권 도장에 도착했다. 도복을 갈아입으며 생각한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영춘권 수련과 기공을 수련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자충권, 이자겸양마, 영춘권 투로 소념두와 치사오를 수련하며 20~40대 청년들과 대련을 한다.

나이 50이 넘으니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요즘 말로 삭신이 쑤시고 아프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다. 갱년기가 오고 삶의 질은 바닥으로 향하고 살은 나날이 부풀어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힘이 빠지는 날을 보냈다. 젊었을 때도 운동보다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주 정적인 사람이었다.

2018년 행동명상 수련 중 찍은 사진이다. [사진 신경옥]

2018년 행동명상 수련 중 찍은 사진이다. [사진 신경옥]

그런데 우연히 접한 영춘권과 기공수련을 하며 삶이 180도로 확연하게 변화했다. 퇴직한 시니어의 나이에 새로운 일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 ‘운을 부르는 행동명상’을 전파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환승이 아닐까?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골골백년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평생 일을 하면서 번 돈을 병원비로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잘 익어가는 것’이라는 가사처럼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초록빛 희망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행동명상을 함께 수련하며 멘탈건강전도사 헬프코치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영춘권 도장에서 목인장 수련 중인 모습이다. [사진 신경옥]

영춘권 도장에서 목인장 수련 중인 모습이다. [사진 신경옥]

2012년에 영춘권을 시작했다. 문을 열고 수줍게 들어선 도장에서 ‘여자가 만들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술’이라는 말과 ‘이소룡이 한 무술’이라는 말에 혹해 등록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다. 버티고 또 버텼다. 먼저 여자를 지우고, 나이를 지우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수련했다.

온몸에 멍이 들었다. 두려움을 대면하고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도전하면 삶의 지혜가 생기나 보다. 나날이 익숙해져 가고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강하면 부러지고 마음을 내려놓으면 평화가 온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7년을 수련하다 보니 몸도 유연해지고 마음도 강해졌다. 요즘은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수련한다.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삶의 방향으로 전환하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과 행복한 취미를 갖게 해주고 운을 부르는 행동명상을 강의하며 함께 수련하는 시간,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게 해준 영춘권과 기공을 만난 것은 내 일생일대의 행운이며 그야말로 인생환승이다. 긴장을 풀어 내적 파워와 집중력이 높아져서 강인하고 행복한 삶으로 안내하는 영춘권 수련에 정진하며 느낌과 느낌 사이의 빈 곳을 바라본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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