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이 조용해지니 어라, 할머니 귀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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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아동연극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이 1년 만에 돌아왔다.

'우당탕탕…'은 한국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박정자(64)씨와 역시 한국 최고의 여성 연출가인 한태숙(54)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아동극. 지난해 4월 서울 정동극장에서 한 달간 공연돼 90% 이상의 유료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아동극은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훌훌 날려 버려 지난해 어린이연극상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고, 제작자인 어린이문화예술학교 김숙희 대표는 아시테지 연극상을 수상했다.

홀로 사는 할머니와 새로 이사 온 위층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요 줄거리. 할머니는 위층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화를 낸다. 할머니의 꾸중에 아이들은 기가 팍 죽어 마침내 위층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게 된다. 너무 조용해지자 오히려 궁금증이 생긴 할머니는 귀가 커지는 이상한 병에 걸린다. 아파트에 살면서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이야기라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질 듯. 아이들에겐 할머니의 우스꽝스런 모습이 신기하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도시의 소음 문제, 노인 소외 문제 등 진지한 일상도 담겨 있어 어른들도 함께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02-725-4033.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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