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들여 관용차 교체한 양승조 “안희정과 감정상 문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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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양승조 충남지사. [뉴스1·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양승조 충남지사. [뉴스1·연합뉴스]

양승조 충남지사가 2일 ‘관용차 교체 논란’에 대해 “전임 지사와의 감정 문제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명예 퇴진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양 지사는 이날 도청 프렌스센터에서 가진 취임 이후 첫 정례 기자회견에서 “인수위 시절 관용차를 교체하자고 한 것은 제가 그런 종류의 차를 타지 않은 것도 있고, 전임 지사와의 여러 가지 문제와 연계해 그 차를 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것이 교체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그러면서도 “다만 시기에 있어서 적절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교체 시기가 부적절한 것에 대해선 사과를 했다.

그는 “새로 시작하는 마당인데 전임 지사와의 감정상 문제가 작용한 것 같다”며 “적절한 변명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양 지사는 지난달 취임 직후 산 지 1년도 채 되지 않고 운행 거리도 4만9000㎞인 기존 카니발 관용 차량 대신 1억800만원에 달하는 제네시스 EQ900을 새로운 관용차로 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혈세 낭비 아니냐’며 양 지사의 이런 결정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충남도청은 도에 할당된 관용차량(8대)보다 원래 보유하고 있던 차량(6대)이 더 적었기 때문에 양 지사가 새로운 관용차를 구매해 타는 것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전 지사가 사용하던 차는 의전용 관용차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홍성군 용봉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충남지사 관사. 양승조 충남지사는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도청 주변에 아파트를 마련해 입주했다. 신진호 기자

충남 홍성군 용봉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충남지사 관사. 양승조 충남지사는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도청 주변에 아파트를 마련해 입주했다. 신진호 기자

[사진 채널A 방송 캡처]

[사진 채널A 방송 캡처]

양 지사는 이에 앞서 충남지사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지난달 도가 임대한 아파트로 입주했다. 안 전 지사가 사용하던 기존 관사는 충남도청에서 추후 회의를 통해 사용 용도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150㎡(650평) 대지, 231.08㎡(70평) 규모인 안 전 지사가 살던 관사는 건축에 든 총비용만 18억4279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평균 공과금은 80여만원이 나온다고 한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안 전 지사와 관련된 것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양 지사의 속내가 엿보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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