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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수제 에어컨에 남성 양산까지…폭염이 바꾼 일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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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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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잘 주무셨어요?

열대야가 된 요즘 간밤의 안부를 묻는 말은 아침 인사말이 되었습니다. 새벽이 돼도 가시지 않는 더위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가 된 겁니다. 어제(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9.6도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매일 ‘역대급 더위’로 기록을 경신하다가 드디어 역대 서울 최고 기온이라는 38.4도를 넘어 39도의 고지를 밟은 겁니다.

[강릉=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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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설정 시간이 국민 수면주기가 되어버린 ‘불가마 한국’에서는 이례적인 폭염만큼이나 보기 힘든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베란다에 계란을 놔두었더니 자연적으로 부화했다는 소식도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어미 닭이 아니라 폭염이 품은 달걀인 셈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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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실온에 넣어두었더니 더위를 참지 못한 알갱이가 팝콘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한편에서는 매일 기록을 경신하는 더위에 생각지 못한 사고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창을 고정해둔 실리콘이 녹아 유리가 떨어지거나 라텍스에 자연발화로 불이 붙는 사고들은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속수무책 폭염에 사람들은 각자 더위를 이겨낼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출근길 필수 아이템이 된 손 선풍기가 대표적입니다. 꽉 찬 지하철 안에서 손 선풍기를 돌려 달궈진 얼굴을 식히는 일은 익숙해진 풍경입니다. 점심시간에는 부채를 부치면서 식당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쏟아지는 햇빛을 차단하기에는 양산이 좋겠지요. 일본에서는 기록적인 더위에 ‘남자 양산 쓰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는데요. 그간 여성들에게 익숙했던 양산을 남성들도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하겠다는 겁니다. 더위 앞에 남녀가 없는 만큼 한국에서도 남성 양산 판매가 훌쩍 뛰었다고 합니다.

[박원순 인스타그램]

[박원순 인스타그램]

 그 가운데서도 더위를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에어컨이라고 다들 입을 모읍니다. 문제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누진세이겠지요. 그래서 수제 에어컨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최근 옥탑방에서 지내고 있는 박원순 시장이 직원이 만들어 주었다면서 SNS에 올린 바로 그 ‘얼음 에어컨’입니다. 얼음을 넣은 스티로폼 박스에 구멍을 뚫어 휴대용 선풍기를 대고 다른 쪽에 구멍을 한 번 더 뚫어주면 끝입니다. 선풍기와 얼음이 만들어 낸 시원한 바람이 다른 구멍으로 나오는 원리인 겁니다. 수제 에어컨뿐 아니라 선풍기 모터에 알루미늄 캔을 붙여 시원한 바람을 유지하는 방법, 창문에 에어캡을 붙여 햇빛을 차단하는 방법같이 네티즌들은 서로 돈이 안 드는 폭염 팁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더운 날,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람이 없도록 안부를 묻고 있는 것이겠지요. 다들 어떻게 폭염을 이겨내고 계신가요. 어제 잠은 잘 주무셨나요?  e글중심(衆心)’에서 더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오늘부터 “일회용 컵 안 돼요”, 커피 한 잔 너머의 혼란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몹시 더운 건 길바닥에 바퀴벌레도 아는데 폭염 경보 쓰잘데기 없는 재난 알림따위를 보낼 것이 아니라 재난 알림을 보낼 정도로 재난이라고 인식될 정도면 진작 전방위적으로 실제적인 조치를 했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건설현장 주간 작업 제한 조치도 공공부문 뿐만이 아니라 민간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갓물주의 나라라 어지간해선 해도 말 안 듣죠. 알림 보내면 뭐합니까. 현장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나가야되고. 머리통엔 따끈한 우동만 들어있는 교장선생 애들 등산시켜서 집단 실신시키는데. 강제로 해야되고, 엄벌에 처해야죠. ”

ID ‘푸른황혼’ 

#디시인사이드

“선풍기는 강풍보다는 약풍으로 트는 게 더 시원함. 강풍으로 틀 때는 그 순간만 시원하고 계속 틀면 오히려 약풍보다 덜 시원함. 캔맥주 같은 크기의 캔 그냥 버리지 말고 쭈그려뜨려서 선풍기 뒤에 눕힌 상태로 테이프로 붙이면 선풍기 바람 더 시원해짐. 선풍기 열을 캔이 빨아들여서 시원해짐. 선풍기 날 5개 있는 거보단 3개 있는 걸 쓰셈 조용하기는 5개짜리가 더 조용한데 시원하기는 3개 있는 게 더 시원함”

ID ‘ㅇㅇ’

#네이버

“홍콩이나 필리핀은 365일 24시간 에어컨을 틀고 산다. 미국이나 일본은 인구가 1억을 넘어 2억 가까이 되는데도 블랙아웃, 전기료 인상, 누진제도 없다... 그런데 한국은 인구 5천만에 7월, 8월만 전기 사용량이 많은데도 블랙아웃 걱정해야 하고, 누진제가 있고, 누진제 폐지하면 전기료 오를 거 걱정해야 한다. 누진제는 폐지되어야할 악법이고 국가가 대책을 내놓아야한다.”

ID ‘tore****’

#다음

“냉동식품 사면 배달때 넣어주는 크고 넓고 판판한 아이스팩을 냉동실에서 꺼내서 수건으로 싸서 고무줄로 묶은 후 배게 처럼 목 뒤에 대고 주무세요. 가장 시원한 방법입니다. 아이들 열 내릴때도 좋구요. 두꺼운 수건도 금방 차가워지니 잘 조절하시구요”

ID ‘whiterio’

#웃긴대학

“회사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다 요새는 버스탐. 4 정거장인데 퇴근할 땐 그래도 돈 아까워서 걸어오는데 집에 도착해서 바로 냉수로 샤워할 때 한동안 머리만 시원하고 머리에서 내려오는 물은 뜨뜻함. 누진세고 나발이고 집오면 에어컨 항시 가동중 ㅜㅜ”

ID‘혼술남’

#엠엘비파크

“여름만큼은 좀 없애줬으면... 이런 폭염에 애기 있는 가정, 노인 계층 못 참고 10시간 이상 트는 가정도 허다할 텐데 취약계층은 누진세 걱정으로 킬 엄두도 안 난다고 하죠. 옆에 정치 안 좋다는 일본도 정부가 나서서 자국민들 걱정 없이 쓰도록 해주는데 우리도 좀 시급해 보임”

ID‘기억넘어로’

#뽐뿌

“물론 누진제가 없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저는 재작년에 열심히 쓴 만큼 40만원 조금 넘게 냈습니다. 불만 없고 제가 시원하려고 사용한 것입니다. 작년에는 비슷하게 썼는데도 20만 정도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항상 여름 휴가비는 전기세다~~하고 생활 중입니다. 제가 사용한 환경은 32평 확장형 아파트 24시간 25도 1개월 풀 사용한 요금이며 1등급 인버터이긴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건 전 쓴 만큼 냈기에 불만이 없습니다.”

ID‘보카새우’


정리: 변은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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