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면로드] 신라면이 1위 못한 PK···안성탕면 인기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역마다 잘 팔리는 라면이 다르다?  

지역별 라면의 인기 지도 그려보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김치는 지역마다 담그는 법도 다르고 종류도 천차만별입니다. 가공식품에 국민 음식으로 꼽히는 라면은 어떨까요? AC닐슨 코리아가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전국 10개 시·도에서 농심과 오뚜기 등 라면 업체 4개사의 올해 1~6월 누적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결론은 지역마다 많이 팔리는, 즉 좋아하는 맛의 라면이 따로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라면은 매운 정도와 양념에 따라 약 200가지. 지역별로 입맛에 따라 어떤 라면을 선호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신라면 전국 10개 시도 중 8개서 1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은 농심의 신라면이었습니다. 신라면은 10개 시도 중 8개 시·도에서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짜파게티가 6개 시도에서 2위에 올랐습니다. 라면 업계에서는 이를 가리켜 신라면과 짜파게티의 앞글자를 따 '신짜'라고 하는데요, 전국에서 고루 인기 있는 '신짜'의 위력은 대단해 보입니다.

'한국인은 역시 매운맛!'. 이렇게 1위인 신라면을 제쳐놓고 나면 지역별로 선호하는 맛이 제각각인, '지역별 라면 지도'가 보입니다.

콩 맛 좋아하는 경상도는 안성탕면    

먼저 경남과 부산에서 라면의 왕좌는 안성탕면이었습니다. 적어도 경남과 부산에선 신라면도 안성탕면 밑입니다. 경북에서도 안성탕면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안성탕면이 유독 경상도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가 뭘까요? 농심 측은 “경상도는 전통적으로 콩을 이용한 음식문화가 발달해 된장 양념을 선호한다"며  "쇠고기 육수에 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안성탕면의 인기가 이 지역에서 높은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젓갈 맛 뛰어난 전라도는 삼양라면    

그렇다면 전라도에서는 어떨까요. 매운맛이 다소 덜하다는 삼양라면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삼양라면은 유독 전남에서 2위를, 전북에서도 3위를 기록해 호남인의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요. 삼양라면 측은 “삼양라면은 상대적으로 매운맛 강도가 낮아 식재료와 젓갈류의 복합적인 맛을 선호하는 호남의 입맛에 맞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충청도는 가장 '핫'한 매운맛 좋아해

충청도에서는 매운맛의 신라면 인기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게 특징입니다. 충북은 신라면의 점유율이 14%로 전국 평균(10.4%)보다 훨씬 높아, 충북이 전국에서 가장 매운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충청도에선 '신짜'를 제외한 진라면 매운맛이 3위에 올라있는 것만 봐도 충청인들의 매운맛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이 3위에 오른 게 눈에 띕니다. 용기 면이 3위 안에 오른 건 강원도가 유일합니다. 강원도민들도 좋아하겠지만, 레저관광 시설이 밀집해 있어 여행객들이 먹기에 간편한 용기 면이 많이 팔렸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이상으로 전국 라면 지도를 살펴봤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라면은 역시 매운맛이었습니다. 고추장 기반의 우리 음식 문화가 선호하는 라면 맛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일 겁니다. 하지만 2~3위를 보면 우리네 김치처럼 지역마다 라면 입맛도 확연히 갈린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