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그룹도 '현대 분쟁'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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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범(汎)현대그룹 중 하나인 성우그룹이 현대상선 주식 60만 주를 사들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성우의 지분 인수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과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을 놓고 인수합병(M&A)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에 따라 매입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우그룹은 3일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60만 주(0.58%)를 샀다. 성우그룹 측은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추후 지분을 더 살지도 밝히지 않았다.

재계 일부에서는 성우그룹이 투자 목적보다는 현 회장이나 정 의원 중 어느 한쪽 편에 서려고 상선 지분을 샀다는 시각이다. 우선 성우그룹이 정씨 집안의 것이어서 정 의원 편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정몽선 성우그룹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정순영 성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반면 성우그룹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통해 주식을 샀다는 점을 들어 현대그룹에 백기사로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편이라면 현대그룹이 바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현대증권 창구를 이용하지 않았으리란 설명이다. 2년 전 현 회장과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였을 때 성우그룹은 현대그룹 쪽에 섰었다는 얘기도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성우그룹이 이번 주식 매입에 대해 사전에 우리와 논의하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지분을 사들인 목적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성우그룹은 현대시멘트.현대성우리조트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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