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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7월인데…올해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 지난해 넘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포대교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포대교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올해 더위에 따른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발생한 총환자 수를 넘어섰다. 한낮 기온 35도를 훌쩍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데다 대개 8월 초ㆍ중순에 온열질환자가 집중되는 걸 고려하면 환자 수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ㆍ열탈진ㆍ열실신 등을 의미한다. 뜨거운 기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과 어지러움,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숨질 수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519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온열질환자는 2042명(28일 기준)이다. 이 가운데 27명이 숨졌다. 지난해 여름 발생한 환자 1574명(사망 11명)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올해 사망자 수는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17명의 사망자가 나왔던 2016년이 가장 많았다.

연간 온열질환자 발생 건수. [자료 질병관리본부]

연간 온열질환자 발생 건수. [자료 질병관리본부]

폭염으로 발생한 환자들은 연령대별로 특징이 달랐다. 아동ㆍ청소년(0~18세)은 공원과 행락지(해변ㆍ수영장 등)에서 환자 65%가 집중됐다. 폭염 시엔 아이들이 실외 놀이터ㆍ공원에서 장시간 머무르는 걸 피하고, 차 안에 오래 있지 않도록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19~39세, 40~64세는 야외 작업장에서 각각 환자 38%, 43%가 발생해 가장 많았다. 일하는 도중에 더위를 먹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길가(32%)와 논밭(25%)에서 온열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더운 낮 시간대 외출하거나 농작업을 하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노약자는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서 더위에 더 취약하다. 낮 시간대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집안에서도 시원한 물로 몸을 자주 적시거나 씻는 게 좋다. 만약 실내에서 에어컨 등 냉방 기기 사용이 어렵다면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 4만5000여곳을 찾아가야 한다. 또한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더위에 노출되면 증세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 예방법. [자료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예방법. [자료 질병관리본부]

최근 일주일 새(22~28일)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907명, 이 중 사망자는 13명이다. 폭염이 약화하기 보다는 더 강력해지면서 환자와 사망자 모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 발생 통계에 따르면 한여름인 8월 초ㆍ중순에 환자의 절반가량이 집중된다. 질병관리본부는 "본격 휴가철을 맞아 갑작스러운 야외 활동 등으로 온열질환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관광ㆍ수영ㆍ등산 중에는 햇빛을 최대한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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