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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도화선’ 박종철 열사 부친 박정기씨 별세

중앙일보

입력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3월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씨의 손을 잡으며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3월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씨의 손을 잡으며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89)씨가 28일 오전 5시 48분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박씨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날 새벽 숨졌다.

박씨의 아들이면서 박종철 열사의 형인 종부씨는 “오늘 새벽 4시 30분 병원 측으로부터 위독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중 비보를 접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병원 등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월 넘어지면서 척추에 금이 가 수술을 수차례 받고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러다 최근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며칠간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의식이 저하됐다.

유족들은 부산 범천동 시민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구체적인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박씨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다.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14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수배자 소재 파악을 위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강제 연행돼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 이후 치안본부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단순 쇼크사로 발표했지만 부검 증언과 후속조사 결과 고문치사였음이 드러나면서 이후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박종철 열사의 사망 원인을 발표하면서 “‘탁’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말을 남기며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도 지난 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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