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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왜 고전하나 했더니 원화 12% 고평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물가를 감안한 원화의 대외적 가치는 주요 교역국 통화보다 12% 가량 높게 평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1월 88.9를 기록했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지난달 87.8로 하락했다. 1 ̄4월 평균은 87.9로 지난해 연평균 지수인 93.1%보다 5.6% 떨어졌다. 실질실효환율은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뤘던 1993년을 기준(100)으로 주요 교역국의 통화 가치와 물가를 비교해 산출한 것이다. 실질실효환율의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그만큼 원화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것으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지수(87.8)를 놓고 보면 원화 가치가 다른 나라 통화보다 12.2% 높게 평가된 상태다.

실질실효환율 지수가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원-달러 환율이 660~670원이던 89년 5~11월 이후 처음이다. 2002년 110.1을 기록했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003년 107.4, 2004년 104.9, 2005년 93.1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하락 속도도 빠르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보다 68.2원 하락한 943.4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해의 하락 폭인 61.7원을 이미 뛰어넘은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2002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컸던 데다 지난해 원화 가치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절상(환율 하락)된데 영향을 받아 실질실효환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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