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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보육·급식 확대 … 가덕도공항 주장은 철 지난 유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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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민선 7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리당략, 정치적 색깔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화끈하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시작을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으로 정했다. [사진 대구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리당략, 정치적 색깔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화끈하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시작을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으로 정했다. [사진 대구시]

푸른색 양복을 입고 나온 그는 두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승리의 ‘V’자가 아니라, 민선 6기 ‘시즌 1’에서 기초·기반을 다졌으니, 이제 시즌 2에서 결실을 보여주겠다는 표시”라면서다.

보수 텃밭 사수한 권영진 대구시장 #2조 투자유치 … 일자리도 생길 것 #정치 고립, 정부 지원 중단 우려엔 #현 정부 특정 지역만 홀대 않을것

더불어민주당의 푸른 깃발이 전국을 휘몰아친 6·13 지방선거. 붉은 깃발의 보수 텃밭이던 대구도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권영진(55·자유한국당) 대구시장은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임대윤(60) 후보(39.8%)를 13.9%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권 시장은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선택한 게 아니라 시즌 1의 결과물을 시즌 2에서 보여보라고 자리를 내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리당략, 정치적 색깔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화끈하게 펼치겠다”고 했다. 이달 10일과 11일 권 시장을 대구시청에서 두 차례 만났다.

정치색을 버리고 선택한 체감 정책은.
“시작은 ‘무상보육·무상급식’이다. 민선 6기 때는 무상보육, 무상급식에 다른 지역보다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내년부터 무상보육 지원대상 범위를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만 3~5세 전 아동에게 실시하겠다. 중학생 무상급식도 추진하겠다. 대구에선 현재 중학생 6만6258명 중 39%인 2만5832명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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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정책은 이게 전부인가.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드는 것을 계획 중이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어린이집과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지원하고, 노약자를 위해 황사 방지용 마스크도 지원하겠다. 경로당을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일과 학습, 건강까지 챙기는 실버행복센터 개념으로 전환할 것이다. 대구의 모든 버스정류장을 인터넷이 가능하고 폭염·한파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겠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꼴찌다. 1990년대 초반 이후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박근혜. 네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대구 경제 살리기 전략은 없나.
“민선 6기 때 현대로보틱스·롯데케미칼 등 170개사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투자액만 2조원이 넘는다. 이렇게 유치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2019년 이후가 되면, 청년 일자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시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구도심인 서구에 2020년 고속철도 역인 서대구역도 들어온다.”
최근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정권이 바뀌고 단체장의 공약이란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려는 것은 정치환경 변화를 빌미로 중차대한 국책사업을 뒤엎어 버리려는 의도인 것 같다. 김해공항 확장은 이미 영남권 신공항 추진 시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하고 국가가 결정한 국책사업이다. 가덕도는 2016년 당시 연구 용역에서 3개 후보지(김해공항·밀양·가덕도)중 가장 부적합한 입지로 결론 난 곳이다. 명분 없는 정치논리라 여겨진다. 철 지난 유행가다.”
낙동강 유해물질 문제로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다시 뜨겁다.
"구미공단 상류로 대구 취수원을 이전하는 문제는 이미 취수원으로 낙동강 상류를 쓰는 구미시의 배려가 필요하다. 수돗물 불안에 떠는 대구시민을 생각해주는 그런 배려 말이다. 또 논리적인 검증 과정, 대구와 구미의 상호이익 원칙도 필요하다. 책임 있는 대표자들이 만나 취수원 이전에 대해 해결책을 같이 찾아야 한다.”
대구는 정치적으로 고립됐다는 말을 한다. 정부 지원 등을 받기가 어렵지 않을지.
"정부가 특정 지역을 홀대하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라 본다. 만약 홀대한다면 이 정부는 실패하는 정부가 되는 거다. 우리 정치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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