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가 다 아는 고문을 안 했다고 하니…(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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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춧가루 질문」에 진땀
○…민정당의 윤길중 대표위원은 20일 아침 롯데호텔에서 한국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이한빈) 초청으로 「올림픽이후의 정치상황과 민정당의 정치구상」이란 주제로 강연했는데 연설후 자신의 표현대로 「고춧가루 질문」이 쏟아져 이를 받아내느라 진땀.
대부분이 기업경영자들인 참석자들은 노사분규·정치자금·중간평가 이외에도 윤대표에게 『왜 「진보당」에서 민정당으로 변신했는가』고 질문했는데 윤대표는 이부분만 못들은 척 슬쩍 넘어갔다가 재차 질문을 받고 민정 입당의 소신을 피력.
윤대표는 『간단히 말해 그때의 사회환경 때문』이라고 말문을 연 뒤 『군대가 들어왔다고 들어온 사람들만 나쁘다할게 아니라 왜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나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든 기성정치인들이 문제이고 나 자신은 이를 고쳐보려는 확신을 가지고 민정당에 몸을 담았다』고 답변.
윤대표는 『민정당이 인기가 없다』는 지적에 『6·29이후 사회 저변에는 민정당의 민주화조치에 지지를 보내는 흐름이 있다』고 반론을 편 뒤 『3김씨와 내가 국민투표를 하면 내가 더 인기 있을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전기환씨 비리규명 미흡>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20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근태씨 고문사실은 천하가 다 알고있고 본인이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는데도 관계당사자들은 국정감사에서까지 위증하고있다』며 『이들을 모두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
김총재는 이날 내무위 감사내용을 보고 받고 『전기환씨의 비리를 끝까지 실증하지 못한 것이 특히 미흡했다』고 힐책하고 『1·21 김신조 사태이후 수도 서울을 가장 심한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에게 어떻게 연말까지 민생치안과 검찰권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감사현장에서 내무·법무장관의 즉각적인 인책을 요구하라고 지시.
한편 평민당은 지난 83년 이후 경북의 6개 경찰서 신축공사 중 5개를 형식적인 공개입찰에 부쳐 전두환 전대통령의 인척 조모씨가 있는 「한국개발」에 낙찰시켰다』고 주장하고 이의 담합여부를 밝히기 위해 관계당국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구키로 결정.

<위증자는 꼭 고발하라>
○…민주당의 김영삼 총재는 20일 내무위감사에서 김근태씨의 고문사실을 부인한 윤재호 총경의 증언에 대해 『이 정권의 공직자중에 이 같은 반인간적·반문명적인 고문을 하고도 도덕적으로 죄의식도 없이 위증하는 사람이 있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위증자는 반드시 고발하라』고 지침.
김총재는 『완전한 민주주의는 고문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실질적인 고문근절을 위한 입법조치를 강구하라』고 당직자들에게 지시한 후 『고문을 방지하고 국제적 감시기능을 보장한 「국제 반 고문규약」에의 유보조항 없는 전면가입을 해야한다』고 촉구.
최형우 총무는 『국정감사마감 4일을 앞두고 모든 의원들은 분발해야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을 분석·정리하여 예산안 심의와 입법에 필요한 것은 그대로 반영하고 횡령배임, 형사 소추할 사람은 형사 소추하라』고 소속의원들과 전문위원들에게 촉구.

<어물쩡하면 눈총 받는다>
○…공화당은 20일 당직자회의에서 국정감사 종반평가를 했는데 행정남용 및 공무원의 책임감과 관련해 상당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긍정적 면과 함께 일부의원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문체를 심각히 논의.
구자춘 부총재는 『일부 정치인이 초반에 크게 떠들고는 마무리 없이 어물쩡 넘어가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뒷거래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지적.
조용직 대변인도 『16년만에 부활된 국정감사가 면죄부만 발부해선 안 된다』며 『야대 국회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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