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폭염 속 고교생 170명 '단체 산행'…탈진해 헬기로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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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사고 구조 헬기.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산악사고 구조 헬기.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전국이 폭염에 시달리면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5시 40분 모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170여 명이 단체로 설악산을 오르던 중 박모(48) 교사와 박모(18) 군 등 8명이 폭염과 체력 고갈로 탈진 증세를 보여 2시간여 만에 소방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기온은 34도였다. 이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폭염 속 무리한 산행은 탈진과 열사병, 집중력 저하로 인한 실족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낮을 피해 짧은 산행 경로를 선택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체력 고갈을 방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22일 오후 1시 반쯤에도 부산 백양산 등산로에서 산을 오르던 40대 남성이 근육 경련과 현기증을 일으켜 소방 헬기로 구조됐다. 이 남성은 산악마라톤 훈련을 위해 등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날씨가 더울 때는 호흡이 힘들어진다"며 "산소가 체내에 부족해지는 현상 때문에 근육 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1일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이어졌다. 21일 오전 경북 봉화의 한 산에서 벌목을 하던 5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고, 충남 홍성에서는 자동차 안에서 20대 남성이 정신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 남성은 자폐증을 앓고 있어 차 안에서 문을 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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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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