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15돌…"문화대중화"심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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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총 본산인 남산 중앙국립극장이 17일로 개관 15주년을 맞았다.
지난 73년 10월 17일 16년 간 사용해오던 명동예술극장을 떠나 중구 장충동2가 산14의67 현 국립극장자리로 옮겨 본격 활동기를 맞았던 국립극장은 연극·창극·무용·발레·합창 ·오페라·교향악·실내악·뮤지컬 등에 걸쳐 지금까지 총4백25편의 작품을 공연, 모두 1백28만8천명이 관람함으로써 그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57년 6월 명동예술극장을 국립극장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신극협의회 단원을 흡수, 전속 국립극단을 발족시킨 이후 국립오페라단·국립국극단(현 창극단전신)·국립무용단·국립교향악단 ·국립가무단·국립합창단·국립발레단 등을 차례로 창단 함으로써 한때 8개의 전속단체를 거느리기도 했다.
「남산시대」가 점차 뿌리를 내려가면서 내실을 기하기 위한 전속단체 정비가 이루어져 77년 국립가무단을 세종문화회관으로 이관하는 한편 69년 KBS로부터 인수했던 교향악단도 81년 다시 KBS로 되돌려주었다.
한편 공연 레퍼토리의 개발과 공연공간의 다양화를 통해 자기발전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계속됐는데, 81년 개관한 실험무대와 82년 개장한 놀이마당은 그 좋은 예.
특히 놀이마당은 무료대관 원칙에 따라 모든 공연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일부계층을 위한 문화예술」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에게 고루 혜택이 가도록 한 점은 크게 평가할만하다.
지난 15년 간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인 전속단체는 국립극단(단장 장민호).
69개 작품을 5백 69회에 걸쳐 공연, 30만 2천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무용단(단장 송 범)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공연은 지금까지 1백 42개국(일부 중복)에서 모두 4백 23차례 공연을 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우리 고유의 음악 극인 창극의 해외보급활동을 활발히 전개, 점차 성공을 거둬가고 있어 주목된다.
국립극장은 개관 15주년 기념으로 국립극단이 조우작 이해낭 연출의 『뇌우』를 25일까지 공연하는 한편 12월 31일까지 대 극장 로비에서 공연사진·공연포스터·의상·소품장신구 등 82점을 기념 전시한다.
이와 함께 국립극장은 초대 국립극장 장이었던 동낭 유치진 선생의 흉상(높이 80cm·폭60cm)을 조각가 심문섭 교수(중앙대)에게 의뢰해 제작, 17일 오후 9시30분 대극장 2층 로비에서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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