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KTX 해고승무원 정규직으로 복직 “역무직 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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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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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투쟁을 이어온 KTX 해고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코레일은 21일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합의서 3개 항과 부속합의서 7개 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코레일은 정리 해고돼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한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경력직 특별채용을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채용 결격사유가 있거나 코레일 본사 또는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있는 승무원은 이번 채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채용 분야는 사무영업(역무) 6급이다. 향후 코레일이 KTX 승무 업무를 직접 수행할 경우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인력운용상황을 고려해 결원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해고승무원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노사는 이달 9일 교섭을 시작해 총 5차례 만났으며 16일과 20일에는 밤샘 협상을 벌였고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코레일은 해고 승무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재심절차가 열리면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 또한 정리해고와 사법 농단으로 유명을 달리한 승무원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투쟁경과와 협상 결과 등을 발표한 뒤 지난 두 달간 이어온 농성을 해제한다.

철도노조 측은 “이번 교섭을 통해 해고 승무원들의 철도공사 직접고용 정규직 복직은 성사되었으나, 13년간 꿈꾸던 KTX 열차승무원으로의 복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며 “해고 승무원들은 철도공사가 KTX 승무 업무를 직접고용 업무로 전환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TX 승무원들은 2006년 3월 1일부터 코레일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코레일은 자회사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그해 5월 21일자로 정리해고했다.

해고승무원들은 2008년 10월 1일 코레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그해 12월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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