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 올림픽대회 자원 봉사자 활용 운영의 묘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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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장애자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자원 봉사자 활용이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있어 아쉬움을 사고있다.
개·폐회식 의전 안내에서부터 경기장 출입안내·경리·프레스센터 보조업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뒷바라지를 도맡고 있는 자원 봉사자들은 약5천명, 이들은 지난 85년 3월 발대식을 가진 후 시각장애자 복지협회·천사원·인광원·혜광 맹아원 등 장애자 단체 견학을 통해 장애자들과 친밀감을 쌓는 한편 장애자 체육대회에 매년 참가, 경기장에서의 실무를 익혀왔다.
자원 봉사자 이귀열씨 (30)는 "준비작업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각장애자 복지협회에서 봉사자 각자가 실제로 맹인이 된 것처럼 눈을 가리고 안내를 받아왔던 일"이라고 회상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고 말했다.
자원 봉사자 김종숙씨 (43)는 "장애자와 자원 봉사자간의 친목을 위해 서울대공원 나들이를 했을 때 19세·20세 두 아들을 모두 뇌성마비 아로 가진 어머니가 양쪽을 번갈아 쫓아다니며 수발을 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면서 "장애자는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모두가 「내 일」로 여겨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봉사에 만족을 표시.
그러나 정작 대회 운영을 위한 봉사자들의 배치에서는 전문 봉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서울YWCA 장애자 봉사클럽인 점역봉사회와 손소리회의 경우 장애자 올림픽 자원 봉사를 의해 각각 13명·8명의 회원들이 참여했으나 이들의 대부분이 개·폐회식에서 귀빈 안내를 맡아 비 표를 달아주는 정도의 일에 그치고 있는 실정.
점역봉사회는 서울 YWCA에서 점자교육을 수료한 수강생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82년 7월에 발족한 이래 계속해서 소설·교과서·참고서들을 맹인들이 볼 수 있도록 번역하는 일을 해온 단체다. 또 손소리회는 서울 Y의 수화교육을 마친 수강생들이 83년 8월 발족시킨 단체로 네바다 농아원 등 장애자 시설을 찾아가 계속 봉사활동을 해온 전문단체.
손 소리회 화원인 계동수군 (24)은 "10일간 계속되는 올림픽 행사에서 개·폐회식 이틀밖에 활동할 수 없는 데다 전문성도 살리지 못해 실망이 크다"고 말하고 "비록 농아가 올림픽에 선수로서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관중으로는 많이 올 것으로 생각되므로 그들을 도와줄 수 없을까 계속 운영위 측에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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