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은 세계 5대시장 투자자 수 확대가 해결 과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우리 선물시장이 투기적 측면이 강하다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무슨 문제입니까? 오히려 코스피200 선물시장이 급성장한 것을 한국이 금융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하나의 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이 3일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1996년 개설된 코스피200 선물시장은 2005년 말 현재 전 세계 주가지수선물 중 거래량 5위, 거래대금 3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파생상품 전체 거래량 면에서는 2위인 유럽선물거래소(EUREX)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높아 기관의 위험회피 수요보다 개인의 투기적 수요가 높다는 지적이 많다.

2일 만난 증권선물거래소 이영탁(사진) 이사장은 "국내 선물시장의 급성장이 투기적 수요에 기댄 게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을 부인했다. 이 이사장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나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증시들이 코스피200 선물을 자기네 거래소에 상장시키려고 다양한 협력 요청을 해온다"며 "투기적 거래라고 폄하할 게 아니라 우리 금융시장의 위상을 높인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안에 미국선물감독위원회(CFTC)로부터 투자적격지 자격(일명 비조치 의견서.No Action Letter)을 따내면 신규 해외투자가 늘어 선물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래소에 상장된 12개 상품 중 코스피200 선물.옵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 거래가 부진하다"며 "2008년까지 35개로 품목을 확대해 골고루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거래량으론 세계 5대 시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투자자 수는 주식시장에 비해 지극히 적다"며 "투자 인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