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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의 달은 79개' - 4세기전 갈릴레오가 시작한 목성 달 찾기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400여년 전 시작한 목성의 달 찾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카네기연구소는 목성 주위를 도는 달 12개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연구소 스콧 셰퍼드 박사는 “태양계 행성을 관측하다 목성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달(혹은 위성)은 모두 79개로 늘었다. 이는 위성 갯수로 따졌을 때 태양계 행성 중 가장 많다. 목성 다음으로 많은 달을 거느리고 있는 건 토성으로 56개가 발견됐다.

목성의 달을 처음으로 발견한 건 16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갈릴레오는 그해 1월과 3월에 목성의 달 4개를 확인했다. 이오(Io), 유로파(Europa), 가니메데(Ganymede), 칼리스토(Callisto)가 그것이다. 이들 4개의 위성은 최초 발견자인 갈릴레오의 이름을 따와 갈릴리언 문(Galilean moons)이라 불린다.

목성의 다섯 번째 달인 아말테이아(Amalthea)는 갈레오 사후인 1892년 발견됐다. 미국 천문학자 에드워드 에머슨 바너드가 찾아냈다. 아말테이아는 크기가 수백㎞에 불과해 첫 발견 이후 20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에 발견된 목성의 새로운 달은 지름이 1~3㎞에 불과하다.

목성을 공전하는 달을 표시한 개념도. 총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자료 카네기연구소]

목성을 공전하는 달을 표시한 개념도. 총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자료 카네기연구소]

목성을 공전하는 달은 3개 그룹으로 분류한다. 갈릴리언 문이라 불리는 4개의 달은 목성에서 가장 근접한 그룹이다. 다른 2개의 그룹은 중간그룹과 외곽그룹으로 나뉜다. 이번에 새로 발견한 달 9개는 목성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하는 외곽그룹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2개는 목성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는 중간그룹에서 찾았다.

연구자들의 이목이 쏠린 건 ‘괴짜’란 별칭이 붙은 달이다. 지난 5월 발견된 괴짜 달은 외곽그룹에서 확인됐지만 다른 달과 공전 방향이 반대다. 셰퍼드 박사는 “궤도와 방향을 고려하면 다른 달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며 “충돌한다면 목성의 달의 숫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견된 달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혜성이 목성 주위를 돌던 달과 충돌해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양계 행성의 달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더해지고 있는 건 망원경 등 천체장비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서다. 이번 발견은 칠레에 위치한 세로 톨롤로 천문대의 지름 4m짜리 블랑코 광학 망원경을 통해 이뤄졌다. 천문대를 운영을 맡은 미국은 최근 암흑물질 관측을 위해 망원경 성능을 개선했는데 이에 따라 천문 관측 범위도 넓어졌다고 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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