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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중증 여드름 치료약 끊은 뒤 적어도 30일간 피임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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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약을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복용하던 약을 끊었다고 해서 임신을 섣불리 시도해서도 안 된다. 대표적으로 중증 여드름 치료약(전문의약품)을 먹는 경우다. ‘이소트레티노인’이란 약 성분 때문이다.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 분비를 억제해 피지를 먹고사는 균을 굶겨서 여드름을 없앤다. 이 성분을 임신부가 복용하면 태아의 안면 기형, 신경 결손, 심장 기형, 지적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것. 이 약물의 복용을 중단한 후 30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임신이 됐을 경우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피임이 필수인 이유다.

임신 계획 세웠다면

 체내에 약이 들어오면 신장·간을 통해 걸러지고 배설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다. 신연승(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위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체내 약 성분이 하루 이상 남아 있으면 반감기가 긴 약으로 볼 수 있다”며 “체내 30일가량 머무는 이소트레티노인은 반감기가 긴 대표적인 약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임신을 계획한 여성이라면 임신 여부 확인 후 전문의 처방을 통해 여드름약을 복용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는 “체내에서 한 달 이상 머무는 이소트레티노인이 든 여드름 치료약을 복용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복용한 날로부터 최소 30일간은 피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풍진 백신 맞으면 3개월 피임해야

급성 전염병인 풍진은 임신 기간에 걸리면 선천성 백내장이나 녹내장, 선천성 심장 질환, 난청 등 태아에 선천성 풍진증후군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임신을 계획한 여성 가운데 풍진에 대한 항체가 없을 경우 백신을 맞아야 한다. 풍진 백신은 ‘생(生)백신’이다. 풍진 항원을 체내에 투입시켜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경우 최소 1개월, 여유 있게 3개월은 피임해야 한다.

 계획임신을 위해 단기간의 피임이 필요하다면 삽입형 자궁 내 피임 시스템보다는 복용을 중단하면 가임력이 곧 회복되는 경구피임약이 편리하다. 생리 시작일부터 매일 같은 시간 한 알씩 복용하면 99% 이상 임신을 피할 수 있다. 다만 피임 목적으로 경구피임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생리 시작 첫날부터 복용하지 못했다면 1~2주는 콘돔 등 다른 피임 도구를 병행해야 안심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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