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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없는 청와대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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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집권 후반기를 맞아 청와대 진용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초점은 문재인(사진) 민정수석과 김완기 인사수석의 교체다. 교체에 따른 후임 인선도 관심이다. 민정과 인사수석은 청와대 비서실의 주축을 이루는 양대 포스트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안기부 도청사건 수사가 마무리된 지난해 연말부터 누적된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왔다. 당초 대통령 취임 3주년에 맞춰 물러나려 했으나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에 따른 낙마로 총리직이 공석이어서 계속 자리를 지켜왔다. 문 수석은 여권 내 부산 인맥의 핵심이자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3개월의 공백을 제외하곤 초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다시 민정수석으로 기용되며 줄곧 노 대통령의 곁을 지켜왔다. 문 수석의 한 측근 인사는 "당분간 건강을 회복하면서 향후 거취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1년3개월간 일해 온 김완기 인사수석도 업무 과다로 인해 적절한 교체 시기가 됐다는 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노 대통령은 그간 '민정수석-영남(문재인-박정규-문재인), 인사수석-호남(정찬용-김완기)'의 구도를 줄곧 지켜왔다. 이번의 청와대 진용 개편은 그 같은 지역 안배 구도 대신 40대 수석의 전면배치에 따른 젊고 새로운 청와대가 주 컨셉트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외부의 명망가보다는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아는 내부의 참모들을 중용해 임기 후반 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문 수석의 공백으로 빚어진 업무의 연속성을 꾀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한 핵심 관계자는 설명했다. 향후 이병완 비서실장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임 민정수석이 유력한 44세의 전해철 민정비서관은 천정배 현 법무부 장관이 창립한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노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변호사 출신이다.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변호사들의 대거 지지를 이끌어 냈다. 목포가 고향이나 마산에서 고교를 나왔고 민정비서관 재직 중 기획.판단력을 인정받아 노 대통령이 차기 민정수석으로 염두에 둬 왔다.

후임 인사수석으로 유력시되는 48세의 박남춘 인사관리비서관은 인천 출신이다.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감사담당관, 총무과장을 지낸 측근 참모 출신이다. 혁신관리수석으로 검토되는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53회 동기로 관료 출신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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