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아무르강 봄 되자 '오염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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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러시아 극동의 아무르강(중국명:헤이룽장(黑龍江))이 녹으면서 하바롭스크 등 유역 일대 주민에게 비상이 걸렸다. 얼어붙은 강물 속에 들어 있던 벤젠.페놀 등 독성 화학물질이 거의 반년 만에 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독성물질은 지난해 11월 중국 지린(吉林)성 석유화학공장 폭발 때 새어 나온 것으로 아무르강으로 이어지는 중국 쑹화(松花)강을 극심하게 오염시켰다. 중.러 국경을 향해 북쪽으로 흐르는 쑹화강은 아무르강에 다량의 화학물질을 쏟아넣었다.

1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하바롭스크 주민들은 아무르강에서 화학물질 냄새가 진동한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강에서 허용치보다 높은 수준의 독성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강물을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50만 명 이상의 하바로프스크 주민들은 아무르강을 주요 식수원으로 이용해 왔다.

지난해 쑹화강 오염 사태로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 등 중국 동북지역은 물론 러시아 하바롭스크 등 아무르강 유역의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러시아 측은 중국 당국이 석유화학공장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뒤늦게 통보하자 거세게 항의했다.

중국은 쑹화강 정화를 위해 12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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