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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코스에 누가 강하냐"로 결판|올림픽 남자마라톤의 우승자는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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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올림픽 최후·최고의 월계관을 차지할 영광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서울올림픽 마지막 이벤트로서 폐회식 진전의 무대를 장식할 남자마라톤의 우승햐방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역대올림픽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세계정상급 마라토너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각종 국제마라톤대회를 양분하다시피해온 아프리카세와 일본세가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이고 여기에 노장들로 구성된 베테랑급 유럽선수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42.195㎞전구간에 걸쳐 숨막히는 대접전을 벌이게 됐다.
서울올림픽 남자마라톤에 출전하는 선수는 70개국 1백31명으로 이중 2시간7분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가 3명이나 되며 8분대가 6명, 9분대 6명 등 2시간10분 이내 기록보유자만도 무려 15명에 이르고 있다.
맨발로 올림픽마라톤을 2연패한 「비킬라·아베베」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아프리카세에는 월드컵 2연패의 「아메드·살레」(지부티)를 선두주자로 하여 탄자니아의 검은 별이라는 칭호와 함께 도쿄·후쿠오카·북경마라톤을 휩쓴 「주마·이캉가」, 87뉴욕·88보스턴대회 우승자 「이브라힘·후세인」(케냐)및 87세계선수권 1위의 「더글러스·와키후루」를 대표주자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일본 역시 일본 마라톤의 자존심격인 「세코」를 비롯, 일본 최고기록보유자인 「나카야마」와 신예「신타쿠」등 최정예 3명을 출전시켜 올림픽 첫 패권을 넘보고 있다.
이와 함께 80년대 초까지 세계마라톤을 주도했던 유럽은 포르투갈의 노장「카를로스·로페스」를 필두로 영국의 「찰스·스페딤」, 아일랜드의 「존·트레이시」 등 아프리카나 일본에 비해 비교적 노장급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있다.
따라서 각 대륙을 대표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이들이 벌이는 순위 다툼도 흥미거리지만 이번 대회 결과가 향후 세계 남자마라톤의 판도를 예고하는 바로 미터라는 점에서 더욱더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선두주자로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마라토너는 지부티의 「아메드·살레」.
「살레」는 금년 4월 로테르담마라튼에서 2시간7분9초로 역주, 역대세계랭킹 2위로 뛰어올랐으며 84년 파리마라톤 우승을 기점으로 85, 87년 월드컵마라톤 2연패, 시카고마라톤 우승 등 15회 국제대회출전에 5회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올 30세의 노장이다.
그는 특히 지난해 4월 서울올림픽 마라톤코스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컵마라톤에 출전, 2시간10분55초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서울코스에도 다른 선수에 비해 비교적 익숙해있는 등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단연 앞서있다.
또 86년 동경마라톤에서 2시간8분대에 진입하며 우승을 차지, 일약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부상한 탄자니아의 「이캉가」도 「살레」에 비견되는 우승후보.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처음부터 골인 때까지 뒤를 보지 않고 달린다는 러닝철학을 지닌「이캉가」는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기록의 향상을 보이고 있으며 시종일관 놀라운 스피드를 과시하는 제트주법을 구사하고 있다.
아프리카 마라토너로는 처음으로 82년에 2시간10분 벽을 돌파했으며 83·84년 델버른마라톤 우승, 84·86년 동경마라톤우승, 86후쿠오카마라톤·87북경마라톤 우승 등·국제대회에 19회 출전해 7회 우승을 차지하는 화려한 수상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85, 86년 호놀룰루 마라톤을 2연패하며 세계정상급 마라토너로 발돋움한 케냐의 「이브라힘·후세인」은 지난해 뉴욕 마라톤 우승에 이어 금년초 보스턴마라톤까지 패권을 차지하는 등 기록이 일로 상승세에 있어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살레」 「이캉가」등을 모두 따돌리고 1위를 차지, 마라톤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더글러스·와키후루」도 메달권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아프리카세에 대항하는 일본세 역시 만만치 않은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우선 일본 최고기록(2시간8분15초)을 보유하고 있는 「나카야마」는 서울에서 벌어진 국제마라톤대회에 2회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 서울코스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폭염의 날씨 속에서 벌어진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2시간8분21초로 역주하며 금메달을 차지, 서울올림픽 코스에서 수립된 기록 중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87년말까지 9회에 걸쳐 국제대회에 출전, 이중 4회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1m80㎝의 깡마른 체격에도 불구, 흐트러짐이 없는 러닝폼과 레이스 운영이 특히 뛰어나다.
「나카야마」와 함께 일본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세코」.
32세의 노장이면서도 주법이나 레이스 운영 면에서 「나카야마」를 압도하고 있으며 70년대 후반부터 84년까지 일본마라톤을 세계 정상급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어서 일본인들은 「세코」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고기록에서는 「나카야마」에 12초 뒤지는 2시간8분27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79년 후쿠오카마라톤 우승 이후 84년까지 국제대회출전 5회를 모두 우승으로 이끌만큼 천부적인 재질을 지니고 있었으나 LA올림픽 직전 부상해 2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 86년 시카고마라톤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86런던·87보스턴마라톤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는 특히 서울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어 일본인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안고있기도 하다.
한편 40세의 고령으로 85년 2시간7분12초라는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로페스」와 「찰스·스페딩」, 호주의 「로버트·데·카스텔라」, 아일랜드의 「트레이시」의 선전여부도 이번 대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세계 l백31명의 철각들이 벌이는 42.195㎞의 역사적인 레이스는 10월2일 오후2시35분에 시작된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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