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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송영무, 여자 일생 뜻대로 안된다?…깨라고 해야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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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을지-태극 연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을지-태극 연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여성들도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겨냥해 "여당이기는 하지만 잘못하면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송영무 장관이) 해명은 했다. 하지만, 국민은 납득이 잘 안 간다고 한다"면서 작년 11월 JSA에서 있었던 송 장관의 발언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송 장관은 병사들 앞에서 '여성의 미니스커트가 짧을수록 좋지'라고 말했다"며 "당시 발언과 이번 발언이 일맥상통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장관의 '여성 행동거지' 발언보다 자신의 부인이 평소 딸을 교육할 때 하는 말을 인용하며 '여자의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에 더 화가 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렇게 얘기해야 한다. 여자의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으니 딸에게 이것을 깨라고 얘기하는 게 맞다"라며 "그런데 그걸 깨닫게 하라고 하는 얘기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혜화역에 모여서 분노하고 있는 여성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차별받고 있고 고통을 느끼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게 무슨 소리냐"라며 "이제 우리 시대 아버지가 할 얘기도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장관님도 인식을 바꾸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씀도 바꿔주시라.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여성의 차별적인 사회를 깨닫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사회를 깨라고 얘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전날 송 장관은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군내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군내 회식 규정을 언급하며 "여성들도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송 장관은 "(부인이 평소 딸에게) 택시를 탈 때라든지 남자하고 데이트할 때라든지 굉장히 교육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시키더라"라며 "(부인이) 여자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고 하더라.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해당 발언이 구설에 오르자 송 장관은 같은 날 오후 국방부 기자실에서 "회식 승인 제도를 훈령으로 만드는 것을 구상하는데 '여성들과의 회식을 금지한다' 이런 게 규정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행동거지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규정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사례로 든 것"이라며 "(큰딸을 잃고) 딸 하나를 키우는데 부인이 노심초사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부인이) 딸을 그렇게 기르더라고 예를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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