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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신의 물방울’ 가리는 한국 최고의 와인 소믈리에는?

중앙일보

입력

날카로운 커터로 조심스레 와인의 포장지를 벗겨낸다. 스크루를 민첩하고 신중하게 돌리면 코르크 마개가 경쾌하게 뽑힌다. 투명한 잔에 따르고 눈으로, 코로, 혀로 꼼꼼하게 살핀 후 손님에게 낸다. 소믈리에의 역할은 그저 와인을 서브하는 게 아니라 손님이 최상의 한 방울을 즐기게 하는 데 있다.

프랑스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제17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결선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결선에 진출한 스믈리에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프랑스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제17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결선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결선에 진출한 스믈리에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프랑스 농식품부(MAA)가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하는 ‘제17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결선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결선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결선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 3월 예선을 통과한 결선 진출자 5명이 최고의 소믈리에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친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와인 전문가 9명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고 프랑스 보르도·아끼덴 지역 소믈리에 협회(UDSF B.A) 명예 회장인 장 파스칼 포베르가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한 참가자가 와인을 테이스팅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 참가자가 와인을 테이스팅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참가자들은 총 6개 부문에 걸쳐 기본적인 이론지식을 평가하는 필기시험뿐 아니라 블라인드 테이스팅, 디캔팅, 와인과 음식의 매칭 등 소믈리에로서 지녀야 할 자질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테크닉을 겨뤘다.

한 참가자가 와인잔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 참가자가 와인잔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첫 번째 순서는 손님이 주문한 와인을 요청에 맞게 서비스하고 주어지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을 평가했다. 한국인 심사위원에게는 한국어로, 외국인 심사위원에겐 외국어로 설명해야 한다. 테이블 호스트의 요구에 맞게 서비스하면 된다. 참가자들은  와인을 못 마시는 손님이 있다는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요구에 맞는 대응을 이어나갔다.

한 참가자가 심사위원에게 와인을 설명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 참가자가 심사위원에게 와인을 설명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두 번째 순서는 누가 어떤 음료를 주문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페리티프(식전주)를 만들고 주어지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샹파뉴, 사이드카, 쿠바 리브래 등의 주문이 들어왔고 참가자들은 와인 서브 외에 칵테일도 직접 제조해 이에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방송인 이다도시가 코르크 향을 맡고 있다. 장진영 기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방송인 이다도시가 코르크 향을 맡고 있다. 장진영 기자

 세 번째 순서는 감각적이고 논리적인 와인 시음 평가 능력으로 두 가지 미션으로 진행됐다. 주어진 와인 한 가지를  테이스팅 하고 영어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준비된 3가지 와인을 시음하고 그에 대한 기본정보 5가지를 열거했다.
시각적·후각적·미각적·빈티지·생산지역·포도 종류·절정기·와인소비 시기·서비스방법·음식과의 어울림 등에 대한 창의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프랑스어로 심사위원단에게 설명중인 참가자. 장진영 기자

프랑스어로 심사위원단에게 설명중인 참가자. 장진영 기자

 네 번째 순서는 호스트가 미리 주문한 레드와인을 요청에 맞게 서비스하고 주어지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셀러에 들어있는 와인을 오픈하고 서빙하면 된다. 평가 기준은 고객의 요구를 잘 듣고 서비스되는 와인을 잘 파악해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서비스하는 것이 포인트다. 주어진 시간 3분은 진열된 와인잔 중에 깨끗한 것을 골라 테이블 위에 놓고 호스트에게 설명 후 테이스팅 후 잔에 따르기에 벅차 보였다.

한 참가자가 주어진 심사위원단 테이블에 와인을 서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 참가자가 주어진 심사위원단 테이블에 와인을 서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다섯 번째는 주어진 메뉴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비즈니스미팅 때 준비되는 점심 메뉴이다. 주어진 예산이 없다는 전제하에 여기에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와인 1가지를 추천하고 음식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와인코스 3가지를 한국어로 4분 이내에 설명하라”가 예시됐다. 주어진 메뉴를 파악해 그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답변의 논리성과 일관성이 주요 포인트였다.

결선에 진출한 박민욱·조현철·노종호·주재민·한희수 소믈리에. 장진영 기자

결선에 진출한 박민욱·조현철·노종호·주재민·한희수 소믈리에. 장진영 기자

 마지막 순서는 질의응답이었다. 참가자들은 “영국의 와인 정보사이트 와인 서치가 발표한 가장 비싼 와인 TOP 50에 선정됐고 당시 로마네 꽁띠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와인으로 2015년 가장 비싼 와인에 선정된 와인의 이름과 메이커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앙리 자이에, 1985년산 리슈부르 그랑크뤼"라고 막힘없이 대답했다. 이 와인은 1만4254유로(한화 1864만원)에 팔렸다.

모든 종목은 시간제한이 있다. 참가자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차분히 미션을 수행했고 이런 결선의 과정을 거쳐 올해의 소믈리에가 선발됐다. 1위 조현철(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2위 박민욱(파크하얏트 부산) 소믈리에는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아시아 10개국이 참가하는 ‘제4회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한다.

사진·글·동영상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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