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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으며 복귀한 文 대통령…'뇌출혈설' 등 가짜뉴스 일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감기몸살로 인한 병가에서 복귀했다.
평소처럼 아침 9시경 청와대 집무실로 출근해 신임 윤종원 경제수석과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의 인사를 받은 것이 첫 일정이었다. 지난해 6월 이후 거의 매주 진행해 온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에 이어 오후 2시 수석ㆍ보좌관 회의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활짝 웃으며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02 /청와대사진기자단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활짝 웃으며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02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회의는 문 대통령이 방러 이후 8일 만에 공식 석상에 처음을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다. 회의실에 들어온 문 대통령은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밝게 웃었다. 참모들이 박수를 보내자 문 대통령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을 이어가는 문 대통령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쉬어 있었다. 그는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그런 말까지 듣게 돼 민망하다”고 말했다. 참모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왔다.

이날 문 대통령의 몸 상태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난주 일정을 줄줄이 취소한 끝에 지난달 27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감기몸살로 병가를 낸다”고 발표하면서 문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억측이 난무했다. 뇌졸중, 뇌출혈 등 중병설이 나돌기도 했다.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졌던 '문재인 뇌출혈' 관련 가짜뉴스.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졌던 '문재인 뇌출혈' 관련 가짜뉴스.

특히 지난달 30일을 전후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SNS를 타고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보수 지지층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공간에는 ‘속보’라는 제목을 달고 “문재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청와대 기자의 전언이다”라는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졌다. “청와대의 침묵이 계속 번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는 설명도 달려 있었다.
해당 글이 유포된 각종 인터넷 카페 등에선 건강 이상설을 확대재생산 하며 “대통령 선거가 다시 실시된다”는 내용의 댓글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일부 매체는 ‘문재인 중병설’을 제목으로 뽑은 일본 언론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중병설을 보도한 곳은 일본 우익을 대변하는 산케이신문 계열의 대표적 ‘옐로 페이퍼’ 사이트인 ‘ZAKZAK’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 언론인 산케이 계열 ZAKZAK가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 '중병설' 기사. 해당 기사는 보수 성향의 사이트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의 근거로 급속하게 유포됐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 언론인 산케이 계열 ZAKZAK가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 '중병설' 기사. 해당 기사는 보수 성향의 사이트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의 근거로 급속하게 유포됐다.

해당 기사는 재차 보수 사이트를 중심으로 인용되며, ‘문재인 대통령 치매설’로까지 확대 재생산됐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감기몸살치고 석연치 않다. 문 대통령이 일주일간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건강 이상설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동안 뭐했나를 분 따위로 따지면서 촛불 들고 탄핵ㆍ구속해 24년 형을 선고했다”며 “박근혜의 7시간보다 24배 이상 오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말 한마디 안 하던 그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냐”고 적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진료기록 공개' 청원.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진료기록 공개' 청원.

야당 정치인까지 건강 이상설에 가세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문 대통령의 진료기록을 공개하라”는 요청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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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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