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15시간 조사 후 귀가…“성실하게 조사 임했다”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수백억대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5시간 30분여의 조사를 마치고 검찰을 나섰다.

29일 오전 1시 5분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회장은 ‘혐의를 인정했냐’, ‘경영 일선에서 사퇴할 의사는 없냐’, ‘총수 일가가 비리 백화점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하고 그대로 차에 올라타 검찰청사를 떠났다.

앞서 조 회장은 28일 오전 9시 23분쯤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지난해 9월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던 조 회장은 약 9개월여 만에 다시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은 검찰에 출석한 자리에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으며 ‘상속세를 왜 내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조 회장은 이후 계속된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만 남긴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조 회장은 곧바로 시작된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이후 수사에 착수했다. 조 회장 일가의 주변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해 왔다.

수사 착수 두 달 만에 소환을 결정한 검찰은 이날(28일) 조 회장에게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을 추궁했다.

한편, 조 회장 일가는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회장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까지 올해에만 총 8차례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