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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게이밍 PC 시장 잡아라…삼성ㆍLG도 가세

중앙일보

입력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김모(29)씨는 최근 ‘게이밍 노트북’을 구매했다. 고성능의 프로세서 및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각종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한 게임 전용 노트북이다. 김씨는 “무게가 2.5㎏ 정도로 일반 노트북보다 무겁지만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며 “게임이 부드럽게 구동돼 몰입감이 높다”라고 말했다.

전체 PC 시장의 규모 줄고 있지만 일부 PC는 꾸준히 성장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게임 전용 노트북을 앞세운 이른바 ‘게이밍 PC’ 시장이 그렇다.

글로벌 게이밍 노트북 시장 규모 추이 [자료: 마켓리서치퓨처]

글로벌 게이밍 노트북 시장 규모 추이 [자료: 마켓리서치퓨처]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밍 노트북 시장은 2016년 이후 연평균 22%씩 성장해 2023년엔 220억 달러(약 2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한국IDC에 따르면 1분기 게이밍 PC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4배, 2016년과 비교하면 2.3배 증가했다. 전체 PC 10대 중 1대는 게이밍 기기다.

이는 2016년 '오버워치'와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PC게임들이 세계적인 히트를 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IDC 관계자는 “게임의 사양이 점차 높아지고, 이 게임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이머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이 게이밍 PC 시장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배틀그라운드는 업계에서 ‘D램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높은 메모리 사양을 요구한다. 통상 4GB 정도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기존 게임과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최소 12GB 수준을 확보해야 그래픽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카드ㆍ프로세서 등 다른 부품도 고성능을 필요로한다.

PC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에는 게임 콘솔 전용으로 출시됐던 게임들이 이제는 PC용으로도 속속 출시되는 등 게이밍 PC 시장은 선순환을 맞고 있다. 여기에 사진 작업, 동영상 편집, 각종 설계 등 고성능 그래픽 처리기능을 요구하는 전문분야에서도 이런 고사양 노트북 PC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ㆍLG전자 등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좋은 성능에 경량ㆍ초박형을 특징으로 하는 '비즈니스 노트북' 시장에 집중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게이밍 PC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게이밍 PC 브랜드 ‘오딧세이’를 론칭하고 전용 노트북과 데스크톱 PC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삼성디지털프라자 직영점에 게이밍존을 설치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1050/1060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게이밍 노트북 ‘15G870-XA70K’를 출시했다. 올해는 게이밍 노트북을 경량화한 콘셉트의 ‘울트라 PC GT’를 선보였다.

게이밍 PC의 전통적인 강자인 에이수스나 에이서ㆍ레노버 같은 중화권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레노버는 ‘듀얼 채널 쿨링 시스템’으로 냉각 기능을 강조한 게이밍 노트북인 ‘리전 Y730’을 선보였다. 에이수스는 세계 최초로 멀티-안테나 와이파이(WiFi)를 적용해 온라인 게이밍의 안정성을 높인 게이밍 노트북인 ‘ROG스나이퍼 GL504’과 ‘ROG 소환사 GL504’ 등을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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