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럴 때 사둘까 "악재 끝나 … 저점 매수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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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출두한 24일 증권가에선 현대차 향방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었다.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반등을 점치는 쪽이 많았다. 현대차를 둘러싼 악재는 이제 드러날만큼 드러났다는 게 이유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3% 넘게 하락했다.

비관론쪽에선 "당연하다"는 반응이지만 낙관론쪽에선 "현대차 비자금 사태 등 내부 문제가 아닌 환율.유가 등 외부 문제"라고 반박했다.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악재가 거의 걷힌 만큼 매수 타이밍을 노려봄 직하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몇몇 증권사는 이날 현대차의 '매수'를 추천했다.

동양종금증권 강상민 연구위원은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다"며 "과거 예를 비춰볼 때 건실한 기업은 총수의 신병문제도 '반짝 악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급락에 따라 채산성이 나빠진 게 문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2분기 실적에 달렸다"=지난달 말 현대차 주가 전망은 온통 먹구름이었다. 급격한 원-달러 급락으로 실적 차질이 본격화하던 차에 압수수색이란 돌발 악재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는 예상외로 꿋꿋하게 버텼다. 온갖 악재속에서도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현대차 주가는 오히려 11% 가까이 반등했다.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넘게 준 성적이다. 이 성적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문제는 2분기 실적. 낙관론자들은 현대차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치고 좋아질 것으로 본다. 매출과 이익이 전년보다 두자리수 넘게 늘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한국증권 서성문 연구위원은 "내수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지난달 단행한 자동차 수출가 인상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 나타날 것"이라며 "조정을 받는 요즘이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데다 경쟁사들의 치열한 견제도 변수다. 신영증권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이 여전히 진행형인데다 미국등 주력 수출시에서 일본 도요타 등 경쟁사들의 견제가 갈수록 거세 채산성 악화는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검찰 수사는 단기 악재"=현대차는 어느 그룹보다도 경영 전반에 그룹 총수가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 전략과 해외 생산기지 확충 등 '큰 그림'은 물론 신차 디자인과 출시 시점까지도 일일히 챙기는, 정회장 특유의 경영 스타일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과 재계는 물론, 주식 투자자들도 이런 점을 들어 '경영 공백'의 위험성을 적잖이 우려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과거 SK 최태원 회장의 구속 사태때도 계열사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SK의 우량 계열사 주가는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연구위원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 등 회사의 펀더멘털"이라며 "현대차는 일본의 도요타.혼다와 함께 전세계 자동차업계에서 흑자를 내는 몇 안되는 업체 중 하나 "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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