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본즈' 롯데 앤디 번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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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즈 투런포,오늘도 미소가득 [일간스포츠]

번즈 투런포,오늘도 미소가득 [일간스포츠]

"6월 성적만 놓고 보면 '번즈'가 아니라 '본즈'다."

프로야구 롯데 팬들은 요즘 신이 났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 타자 앤디번즈(28)가 기적적으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팬 들은 번즈를 이름이 비슷한 배리 본즈에 빗대 '6월 본즈'라고도 부른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홈런 최다 기록(756개)을 보유한 강타자다.

번즈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1회(2점)와 4회(1점)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6경기 연속 홈런. 번즈는 6월 16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쳤다. 6월 타율은 0.421(57타수 24안타)에 이른다. 60경기 만에 지난해 기록한 홈런 수(15개)를 채웠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번즈는 롯데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5월까지 번즈는 타율 0.239에 그쳤다. 타격 부진으로 4월 말 2군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이른바 힘이 잔뜩 들어간 '영웅 스윙'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일이 잦았다. 팬들은 부진한 번즈를 다른 선수로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실책 8개만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올 시즌 초반 이마저도 흔들렸다.

그럼에도 조원우 롯데 감독은 번즈를 믿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제몫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성적이 올해와 비슷했지만, 타율 0.303, 15홈런 57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시즌 중에 수비와 타격에 모두 능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어려울뿐더러 설령 대체 선수를 찾는다 해도 성공 가능성을 자신할 수 없었다.

고민만 안겼던 번즈가 확 달라졌다. 조원우 감독은 "번즈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부진할 때 타격 코치와 많은 얘기를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날이 더워지면서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번즈는 "시즌 초반 슬럼프가 있었는데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믿고 기다려준 덕분"이라며 "요즘 자신감을 갖고 야구를 하고 있다. 공을 좀 더 강하게 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타구가 뜻대로 잘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번즈 투런포,오늘도 홈런 신고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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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에서 홈런 9개를 쏘아 올린 페이스라면 KBO리그 홈런 연속 경기 기록은 물론 월간 최다 홈런도 노릴 만 하다. 올 시즌 KBO리그 연속 경기 홈런 최다 기록은 두산 김재환이 기록한 7경기다. KBO 기록은 롯데 이대호가 2010년 기록한 9경기, 메이저리그 기록은 8경기다. 역대 월간 최다 홈런은 이승엽(당시 삼성)이 1999년과 2003년 5월, 김상현(당시 KIA)이 2009년 8월 세운 15개다.

롯데는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시즌 초반 최하위를 전전하다 7연속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타며 5월 중순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철옹성 같던 불펜이 흔들리면서 5월 마지막 10경기에서 9패(1승)를 당했다. 다시 9위로 내려앉았다.

안정적인 상위 타선에 비해 하위 타선의 공격력이 약한 것도 이유였다. 하지만 번즈가 하위 타선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월 팀 홈런(38개)과 타율(0.324) 모두 리그 1위다. 6월 치른 16경기에선 10승6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승률(0.625)은 10개 구단 가운데 3위다. 최근 5연승 중인데 이 기간 평균 득점은 11.2점에 이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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