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직접교역 아직 일러 투자환경 나빠 합작실적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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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중국을 다녀온 문희갑 경제기획원 차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대외경제정책 기본방향과 한중교류 현황 등을 설명하면서『중국 측은 우리와의 문화적 근접성, 성공적인 경제기반, 또 상호 보완적인 경제관계 등으로 미일 이상으로 협력을 희망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한국과의 경제협력·투자촉진은 중국과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추진한다는 원칙이므로 현실적으로 한계를 지닌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따라서 양국간의 직접교역이나 무역대표부설치 등은 현 단계에선 이룩될 수 없으므로 경제단체나 각 기업들도 대 중공교류에 있어 이러한 양국관계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차관의 이러한 발언은 정부당국자로는 처음으로 대 중국관계를 보는 정부의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특히 주목되고 있다.
이날 경제기획원이 밝힌 한중 두 나라 사이의 무역규모는 작년 14억8천7백만 달러(수출8억1천4백만 달러, 수입 6억7천3백만 달러)로 대 공산권 무역의 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품목은 우리가 철강·전자·섬유를 주로 수출하고 석탄·연료 및 농산물 등 1차 산품을 수입하고 있다.
대 중국 합작투자 상담은 지난 85년 이후 활발해지고 있으나 실제 진출은 미 수교국으로서의 제약과 도로·전기·항만 등 좋지 않은 투자환경 때문에 실적은 저조하다.
87년 말까지 30개 업체가 80여건 합작투자 상담을 추진했으나 계약이 성립된 것은 5건으로 그것도 대우전자의 복주냉장고공장 (6백만 달러 투자) 외에는 1백만 달러 수준의 소 규모 투자가 주를 이루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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