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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은 탈락, 정년 넘긴 69세를 교사로 뽑은 충북 초등학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30대 응시자들을 외면하고 규정까지 어겨가며 69세 최고령자를 계약제 교원으로 채용하거나 공금을 엉터리로 집행한 교육 현장의 부적절 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충북교육청 초·중·고교 등 대상 종합감사 결과 발표 #운동선수 용 안마의자 교직원 용으로 구입해 사용 # 교통비와 유류비 등 사적 경비를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

충북도교육청은 17일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지원청 등 22개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전국공립유치원예비교사들이 유아기간제교사 정규직화 반대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전국공립유치원예비교사들이 유아기간제교사 정규직화 반대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초등학교는 2016년 특수학급 계약제 교원을 응시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69세 지원자를 임용했다. 당시 채용 2차 공고에 10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20대 6명, 30대 2명 등 젊은 응시자들이 많았다. 학교 측은 심사표 평가에 40점짜리 '초등교원 경력 기간' 항목을 넣어 결과적으로 이 지원자가 뽑힐 수 있도록 했다.
계약제(기간제) 교원 임용 상한 연령은 교육공무원 정년(62세)과 동일하다. 다만 응시자가 없어 재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을 때만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연령 초과자도 임용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을 어기고 고령의 응시자를 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한 학교가 이번 감사에서 확인됐다.

B중학교는 운동선수와 교직원 컨디션 유지를 위해 육상 장비 구입비와 훈련비, 간식·영양식비로 집행하고 남은 189만원으로 안마의자 1대를 구매했다. 집행 잔액이 예상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시급한 사업이나 교육활동비로 전환해 써야 한다.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목적에 맞지 않게 예산을 사용한 것이다.
학교 측은 운동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샀다고 했지만, 정작 이 안마의자를 체육관이 아닌 남자 직원 휴게실에 둬 사실상 교직원 전용으로 사용했다.
도교육청은 안마의자를 운동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체육관이나 적정한 장소에 재배치하고 운동부 예산 집행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 처분했다.

C 사립유치원은 교통비와 유류비, 식대 등 교직원의 사적 경비 220여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D 사립유치원도 유치원 회계에서 식사비, 간식비, 의류비 등 개인 경비(90여만원)를 지출했다가 적발됐다.
E 초등학교에서는 성범죄 경력과 아동 학대 전력을 조회하지 않거나 조회 요청 결과가 회신 되지 않았는데도 특수학급 방과 후 강사와 방학 중 방과 후 강사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교육공무직 대체 인력들을 채용하면서 채용 신체 검사서를 받지 않고 근로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F 고교의 과학 교사는 2016년 2학년 2학기 수행평가를 하면서 6개 반 208명의 탐구과정 영역 배점을 일괄 5점으로 부여하는 등 수행평가 학업 성적을 부적정하게 관리했다가 주의 처분 받았다.

청주=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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