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관계개선 필요성 확인|소 새아시아 정책 앞두고 적극자세|상황 진전따라 한국 장래에도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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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일 북경에서 끝난 중소외무차관회담은 일부 서방통신의 다소 어두운 평가와는 달리 회담당사자인 중소양국은 「성과가 있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번 중소외무차관 회담은 캄푸치아 문제의 해결을 주의제로 했으나 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통해 양국관계의 정상화,「덩샤오핑」(등소평)과 「고르바초프」간의 중소정상회담 가능성을 엿볼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이번 양국 외무차관회담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고있지 않으나 중국 외교부대변인 「진꾸이화」(금계화)는 1일 오후 정례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유익했으며 상호이해를 증진시켰다』고 전제하고 『양측은 캄푸치아 문제에 있어 공통점도 있고 이견도 있었으나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함으로써 회담에 일정한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2일자 중국계 신만보도 논평을 통해 중국외교부금대변인의 말속에는 『최근수년간 보기 힘들었던 어구들을 사용하고있다』고 평하고 특히 주의할 것은 금계화가 이번 회담이 중소양국관계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있다고 분석했다.
신만보는 이 「희망」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전향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고르·로가초프」소외무차관이 2일 오전 배경을 떠나면서 행한 논평은 중국의 신중한 논평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그는『이번 회담이 모스크바와 배경간 관계정상화의 발걸음을 가속시킬 것이며 베트남군은 반드시 캄푸치아에서 전부 철수할 것이며 그것도 내년까지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중국측 회담대표였던 「티엔쩡페이」 (전증패)차관도『소련도 캄푸치아에서 베트남군이 신속히 철수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 동안 감푸치아 문제에 있어 「우리는 제3자」라는 입장을 보여왔던 소련측이 이번에는 베트남군의 실질적 배후자임을 숨기지 않은 것도 주목되는 현상이다.
중국측이 밝힌 「이견」이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신화사가 「캄푸치아에서 어느 한파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한 것으로 미뤄 베트남의 지원을 받는 집권 「헹삼린」정권과 반군최대세력인 크메르루주간의 권력재분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등소평은 특히 관건이 되는 캄푸치아 주둔 베트남군 철수문제를 들며 이 장애가 해소되면 소련에 가서「고르바초프」를 만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부 외신들은 「고르바초프」가 9월에 새로운 아시아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는데 그 정책 중에는 이번 중소회담에서 논의된 캄푸치아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새대통령을 뽑는 과도기에 있어 미소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소련은 중국과 관계 개선을 하지 않는 한 아시아지역에서의 활동에 큰 진전을 가져오기 어려운 입장에 있다.【홍콩=박병석특파원】
중­소관계 개선에서 소련이 중국보다 서두는 이유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다. 한국의 장래나 북방정책도 이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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