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보조금 '상후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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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많이 쓰는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은 올리고, 월 7만원 미만 사용자(최근 6개월 월평균 사용액)의 보조금은 깎기로 했다. 지난주 KTF.LG텔레콤이 휴대전화를 많이 쓰는 고객에 대한 보조금을 1만~4만원 늘린 데 따른 대응조치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휴대전화 보조금이 재개된 이래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보조금 액수를 한 차례씩 변경했다.

SK텔레콤은 월 사용액 9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최고 24만원의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용약관을 마련해 21일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약관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변경 약관을 보면 8년 이상 가입, 월 이용액 9만원 이상인 소비자를 종전엔 5년 이상 가입자로 분류해 보조금 19만원을 줬으나 이를 24만원으로 올렸다. 대신 다음달 25일부터 가입기간 8년 미만, 사용액 7만원 미만인 고객에 대한 보조금은 1만원씩 줄이기로 했다. '가입 3년, 3만원 미만' 고객의 보조금(7만원)은 유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더 늘리고 3만~7만원 사용자의 보조금은 경쟁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 같은 조치가 우량고객은 붙잡으면서 전체 보조금 지출 규모는 줄이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고액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많다. SK텔레콤의 지난해 가입자당 월평균 사용액(ARPU)은 4만4167원으로 KTF(3만9519원), LG텔레콤(3만8693원)보다 높다.

KTF.LG텔레콤이 먼저 보조금을 인상한 것도 SK텔레콤의 우량 가입자를 빼오기 위한 포석이었다.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약관을 바꾸면서 이통 3사의 보조금이 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인터넷에는 이동통신 사용액이 적은 네티즌의 불만이 쏟아졌다. '휴대전화 보조금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하다니… 고객은 다 같은 고객 아닌가'(아이디 ksj751209), '5년 이상 같은 이통사를 사용했지만 보조금이 적어 실망했는데 이것마저 줄이다니 어이가 없다'(bluesky4444). 한편 SK텔레콤.KTF.LG텔레콤 측은 " 보조금 추가인상 조치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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