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회담 볼턴 넣고 김여정 빼고 … 외교안보 브레인 대결

중앙일보

입력 2018.06.13 00:19

업데이트 2018.06.13 12:05

지면보기

종합 12면

북·미 정상이 12일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북한 측 이용호 외무상,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김주성 통역관, 이수용 당 중앙위부위원장과 미국 측 존 켈리 비서실장, 이연향 통역국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북·미 정상이 12일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북한 측 이용호 외무상,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김주성 통역관, 이수용 당 중앙위부위원장과 미국 측 존 켈리 비서실장, 이연향 통역국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수퍼 매파’ 볼턴의 배석과 ‘김정은의 오른팔’ 김여정의 배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배석자 구성의 특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41분가량의 단독회담에 이은 확대회담에 핵심 브레인 각 3명씩을 통역과 함께 배석시켰다. 미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북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이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이용호 외무상이 자리에 앉았다.

북·미 3명씩 배석, 핵심 의제 논의
볼턴, 잘된 합의 부각시키는 조연 역
김여정, 내내 몸낮추다 오찬엔 등장

이번 세기의 담판을 진뒤지휘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왼쪽·오른쪽에 앉아 두 정상을 보좌했다. 볼턴 보좌관은 ‘선(先) 핵폐기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 모델’로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압박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참석시켰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날 볼턴 보좌관은 서명식에 앞서 트럼프·김정은 두 사람 사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교적 부드러운 표정으로 뭔가를 설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역사성을 강조하고, 잘된 합의임을 부각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수퍼 강경파 볼턴을 등장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2인자인 켈리 비서실장을 배석시킨 반면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확대회담에서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 곁을 지키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 자리(켈리 비서실장의 맞은 편)를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채웠다. 북한 외교를 총괄하는 이수용은 스위스 대사 시절 김정은 남매의 유학을 뒷바라지한 ‘북한 로열패밀리’의 집사나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이용호 외무상은 1990년 대 초부터 핵문제뿐 아니라 군축·인권·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대미 외교 현안을 다뤄온 핵심 인물이다.

김여정은 단독·확대 정상회담에 이어진 업무오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여정은 이날 김 위원장이 회담 장소인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 도착했을 당시에도 ‘로우키’를 유지했다. 앞서 10일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11일 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명소 나들이에는 동행했지만 김위원장보다 한 걸음 뒤에서 비교적 조용히 활동했다.

김여정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및 체제보장 의제에 집중하기 위해 관련 인물을 집중 배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회담의 경우 친족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공개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 전근대적으로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회담 전문가들이 배석해 의제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김여정은 공동성명 서명식에선 김정은 바로 곁에서 보좌했다.

업무 오찬장에는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한 수행원들에 더해 김여정 제1부부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이 자리했다. 미 측에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추가로 배석했다.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북·미 합의 이행과정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