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어야"|국제 펜클럽회장「프란시스·킹」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작가도 사람인 이상 죄를 지으면 투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글로 인해 투옥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됩니다.』
오는 28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52차 국제 펜 대회 참석 차「토마스·폰·베게삭」인권위원장,「르네·타베르니에」부회장,「알렉상드르·블로크」사무총장 등과 함께 24일 오후KAL기 편으로 내한한「프란시스·킹」국제펜클럽회장(65)은 가장 먼저 한국의 대표적 양심수인 이태복·김현장 씨를 25, 26 양일간 교도소로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대표적인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편집자이기도한 그는 냉혹한 염세주의와 잘 절제된 문장으로 인간의 삶에 대해 세심하고 분위기 있는 소설을 발표해 왔다.
그는『작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어야 하며 한국도 특수한 정치상황 때문에 예외가 될 수가 없다』고 못박고『펜 운동의 주요관심사는 정치가 아니라 언론의 자유, 그리고 표현과 출판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련의 팬클럽 가입문제와 관련, 『펜클럽 헌장을 준수하면 언제라도 받아 주겠다』고 전제한 뒤『다만 작가동맹에 가입해야만 작가로 인정하는 소련의 제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올해 1월 파리주재 북한유네스코관리를 통해 북한총리 앞으로 작가 2명의 초청장을 발송했으나 아직껏 회신이 없었다』고 밝히고『국제펜클럽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북한에 지부가 설치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사회에 있어서의 문학의 가변성과 영원성」이란 주제를 가지고 지난 70년 37차 대회에 이어 18년만에 서울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는 40여 개국3백50명의 외국작가와 6백 명의 국내작가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문학올림픽」.
특히 사상처음으로 참가하는 소련을 비롯, 중국·헝가리·유고·폴란드·불가리아 등 공산권에서 35명의 대표가 참가함으로써 동서문인들의 뜻깊은 만남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하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