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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후보가 공개한 ‘여배우 사진’ 출처 알고 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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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배우 김부선씨의 사진을 7일 공개했다. 김 후보는 "김부선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을 찍어준 사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 채널A]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배우 김부선씨의 사진을 7일 공개했다. 김 후보는 "김부선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을 찍어준 사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 채널A]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며 “진심으로 진실을 고백하고 여배우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2007년 12월 12일에 촬영된 인천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배우 김부선의 사진 한장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해당 사진에 대해 “김부선씨가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이 후보가 찍은 자신의 사진’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사진 김부선 팬카페 게시판 캡처]

[사진 김부선 팬카페 게시판 캡처]

해당 사진은 김부선 팬카페에 올라온 사진 중 하나로 밝혀졌다. 김부선 공식 팬카페 이미지 게시판에는 ‘인천 앞바다…갑자기 산낙지가 땡긴다는…’ 제목과 함께 김씨가 인천 앞바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김 후보가 공개한 것과 동일한 사진이다. 게시물에 따르면 해당 사진을 촬영한 시기는 2007년 12월 12일로 추정된다. 게시자는 김부선으로 표기돼 있으며 게재한 시기는 2009년 7월 3일이다. 게시글 아래에는 그해 7월 3일부터 22일 사이에 팬들이 단 댓글도 보인다. 게시자 ‘김부선’이 김씨 본인이 맞는다면 해당 사진은 김씨가 직접 올린 6장의 사진 중 하나다. 김씨는 ‘From 김부선’이란 게시판을 통해 직접 게시물을 올리며 팬카페를 통해 2009년까지 팬들과 소통해 왔다.

[사진 김부선 팬카페 게시판 캡처]

[사진 김부선 팬카페 게시판 캡처]

이 사진에 대해 김 후보는 “김씨가 ‘이 후보가 2007년 12월 나를 찍은 사진이 맞다’고 확인해줬다”며 “이 후보가 사진을 찍을 때 여배우의 가방을 들고 찍었다고 한다. 그 사진을 찾고 있는데 김씨가 그걸 확인하면 이 후보가 사퇴하겠는지 물어봐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2007년 12월 11일 BBK 무혐의 집회에서 (이 후보와 김씨의) 첫 만남이 이뤄졌고, 그다음 날인 12일 인천 바닷가에 가서 맥주 한 캔씩 사고 식당에서 낙지 볶음을 먹고 각자 사진 한 장씩 찍었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판에는 ‘비비케이 무효…’라는 제목과 함께 김씨가 자신의 딸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도 보인다. 촬영 시기는 하루 뒤인 2007년 12월 13일이지만 게재한 시기는 7월 3일로 동일하다. 김부선의 딸은 영화배우로 활동 중이다.

김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이 후보는 “제가 갔으면 제 사진을 (증거로) 내야 한다”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오전에 국회에서 여배우 김부선씨와 관련한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천 앞바다’는 2010년 김씨의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김씨는 당시 ‘김어준이 만난 여자’라는 인터뷰에서 “총각이라는데 그 인생 스토리가 참 짠하더라고. 인천 앞바다에서 연인들처럼 사진을 찍고 지가 내 가방 메주고 그러면서 데이트했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김씨는 인터뷰 속 자신과 데이트한 남성을 이 후보라고 언급한 적은 없다.

이후 김씨는 팬카페를 통해 “소설을 그만 써달라. 당사자분께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특히 김씨는 “네티즌들의 루머와 지라시의 기사가 거의 동급 수준으로 놀고 있으니 팬 여러분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수년째 이어진 이 후보와의 루머에 김씨는 2016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딸 양육비 문제로 자문한 일이 있다. 아무 관계가 아니다. 미안하다”고 입장를 재차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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